더불어민주당 소속 은수미(54)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민선 7기 성남시를 이끌게 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 결과 은수미 당선인은 57.64%의 득표율로 31.17%의 득표율을 보인 자유한국당 박정오 후보를 따돌리고 경기도 31개 시·군 중 유일한 여성시장이 됐다.

은 당선인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한 노동전문가로 19대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으며, 지난 2016년 2월 테러방지법 통과를 반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 무려 10시간 18분 동안 연설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대 총선 당시 성남중원지역으로 출마했으나 낙마한 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을 지냈다.



―이번 선거 승리의 원동력은.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를 세워주신 시민들께서 ‘든든한 중앙정부를 세워줬으니, 이제 지방정부를 잘 만들어서 나라다운 나라를 완성시켜라’라는 뜻으로 힘을 모아주셨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복지에 대한 이야기가 득표의 요인 중 하나라고 본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성남’하면 이재명 전 시장의 복지인데, 이를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냐라는 것이었다. 성남시민은 이전부터 다양하고 많은 복지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성남시가 가지고 있는 복지 정책들은 계승하고, 추가적인 복지 정책들을 통해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그러한 의지가 어린이 병원비 100만 원 상한제, 아동수당 100% 지급, 치매책임제 등의 공약에 담겨있다. 복지 도시 성남이 이어지길 바라는 시민의 바람이 승리의 원동력으로 됐다고 생각한다.”



―‘시민이 시장이다’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은.

“가장 먼저 ‘시민청원제’를 도입하고자 한다. 선거 기간 내내 외쳤던 것이 바로 ‘시민이 시장이다’ 였다. 단순히 말뿐만 아니라 실제로 시민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로 시민청원제를 도입하고, 시정위원회를 만들고자 한다. 시민청원제는 시민 5천 명이 청원을 제기하면 시장이 이에 대해 답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시정위원회를 통해 시장이 직접 답할 사안과 집행부 실무자가 답할 사안, 의회와 논의를 통해 조례를 제정·개정하거나 시민과 함께 논의해야 할 사안을 구분해 진행할 것이다. 시정위원회는 시정 결정권을 시민과 함께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시정 의사결정과정을 시민과 함께 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합리적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역화폐 1천억 원 시대를 선언했는데.

“그동안 대형마트, 백화점 등의 진출로 지역 자본의 외부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성남의 지역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성남에서만 통용되는 화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지역화폐와 관련된 공약을 내놓았다. 실제로 최근 경기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0.3%가 지역화폐 활용의사가 있으며, 84.7%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등 많은 국민들이 지역화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재 신청받고 있는 아동수당이 9월부터 지급된다. 아동수당, 청년배당, 산후조리, 생활임금, 노인일자리 비용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예정이다. 여기에 협동조합과 공유경제 도입에 따른 거래량까지 합한다면 최대 연간 1천억 원이 성남 지역경제에 사용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성남사랑상품권의 모바일화를 꾀하고,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성남시민만의 화폐로 통용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지역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수정, 중원, 분당, 그리고 위례가 참 많이 다르다. 시민이 느끼는 다름은 결국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성남을 만들어야 해소된다고 생각한다. 그 다름이 지역 간 격차나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시민들의 간절함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지역 간 불균형을 최소화하고 하나의 성남 안에서 각 지역의 차이가 지역마다의 특징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거 기간 중 발표한 ‘성남을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은 이러한 지역별 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이다.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춘 주거환경 개선, 보편적 복지와 함께 지역의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지역의 특성에 기반한 4대 전략거점을 선정하고 각 거점을 연계시킨다는 전략적 성장방안을 내놓았다. 게임과 문화콘텐츠 산업 중심의 ‘분당·판교권역’, 헬스케어와 바이오산업 거점의 ‘분당남부-야탑권 연결권역’, ICT 융합산업의 거점이자 창업의 메카 ‘수정구-판교2, 3밸리권역’, 그리고 도심형 첨단지식제조업 거점의 ‘중원구 2, 3공단 하이테크밸리권역’을 연계한다면 지역별 성장과 함께 성남 전체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성장과 함께 지역 간 불균형은 해소되고, 지역별 특성이 살아나는 성남을 만들 수 있다.”



―공원일몰제와 관련된 대책이 있다면.

“성남시는 일몰제 대상공원 12곳(도시자연공원 4개소, 근린공원 6개소, 주제공원2개소) 등 장기미집행 공원 61개소의 난개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우선, 대규모 난개발을 막기 위해 강력한 선제적 대응으로 전체 공원을 연차적으로 매입해 도시 숲 및 공원 기능을 유지, 보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1차적으로 우선보상 대상지를 선정해 매입을 추진하고, 공원 내 부지 연결로, 공원정형화 부지 등을 순차적으로 매입해 나갈 계획이다.”



―경쟁 후보의 공약 중 정책에 활용할만한 것은.

“박정오 후보가 제안한 청년 공약 중 청년위원회 설치·운영이 있었다. (저는) 여기에 청년의 대표성을 한 차원 더 높여 청년부시장이 청년정책위원회의 대표자가 돼 청년이 청년 정책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정당은 달라도 청년들을 위한 마음과 청년의 참여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부분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인상적이었다.”



―정치를 하게 된 계기는.

“아버지께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시고 줄곧 해병대 장교로 일하셨다. 아버지께서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을 굉장히 사랑하셨다. 71년, 100만 명이 모였던 연설 현장에 7살이었던 어린 딸(은 당선인)을 데려가실 정도였다. 이후 호남출신 장교였던 아버지는 정치적인 문제로 불이익을 당하셨고, 정치인 김대중을 좋아했다는 이유로 장군의 길도 포기해야 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김대중 대통령을 사랑하신 것에 후회하지 않으시냐’라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모든 것을 다 던져서 살아간 한 남자를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었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자연스레 정치로 이끌었던 것 같다.”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감사드린다.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는 시민 여러분의 승리다. 100만 시민 모두 제가 헌신하고 봉사해야 할 분들이다. 지금까지 말씀드려왔던 것처럼 시정 운영 원칙은 ‘시민이 시장’인 성남이다. 제 말은 아끼고, 시민의 말씀을 듣고, 시민이 원하는 것을 보고, 저는 그것을 실천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 시장의 권한은 시민 여러분이 위임해 주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시민이 시장인 성남을 생각하면서 시민 삶의 변화, 성남의 변화, 대한민국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시민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성남, 성남이라는 브랜드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인 성남을 만들겠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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