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본고장이라 불리던 안성에서 진보 진영 자치단체장이 처음으로 선출됐다. 23년여 세월동안 보수 정당 후보가 안성 군수, 시장직을 대물림하던 공식이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석제 후보가 당선되면서 깨졌다. 우 당선인은 전체 유효투표수 8만2천36표 중 4만1천592표(51.59%)를 얻어 시장직에 올랐다. 경기남부권의 도농복합도시로 무한 성장이 기대되는 안성시를 이끌 우 당선인에게 안성시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민선 7기 시장으로서 어떤 각오인가.

“우선 정책실패 사례를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하겠다. 실패에는 꼭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 개선하고 대안을 찾겠다. 꼬인 부분을 찾아 풀어줘야 해결점이 찾아진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리메이크 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 선거운동기간에도 여러 차례 밝혔듯이 안성은 지금 위기상황이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일자리가 없어 떠나는 전형적인 농촌형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지역의 잠재력을 시급히 찾아내고 성장 동력을 구체화시켜 경쟁력 있는 도시로 변모시키는데 집중하겠다.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가 유입되도록 해법을 찾고 실행하는 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



-정책실패 사례의 대안을 제시한다면.

“대표적인 3가지에 대해 대안을 설명하겠다. 먼저 유천·송탄취수장 폐쇄 문제다. 5년 만에 상생협력단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전적으로 믿기는 어렵다.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고유 업무 권한이 있는 환경부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또 다른 피해자 천안시도 합류시켜야 한다. 이 마저 해결이 안 될 경우 총리실과 청와대 청원을 3개 시가 합동으로 추진해 풀어야 한다. 개발 가용지 확보를 위해 조속히 추진해야 할 절박하고 시급한 현안이다. 흉물과 파행의 상징인 터미널의 개발전환이 절대 필요하다. 해결방안으로 지식산업센터(아파트형 공장)를 제시한다. 첨단업종, 연구개발업체, 스타트업을 유치하고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상가 등이 입주하는 복합건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버스터미널을 최적의 장소로 이전해야 한다. 안성맞춤아트홀은 651억원의 거액의 사업비를 들인 문화시설이다. 크게 보면 문화의 중요성이 있지만 처음부터 적자가 나는 무리한 투자였다는 판단이다. 또, 순수예술행사로 사용을 제한해 문제가 있다. 시민에게 문호를 개방해 일반 행사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 방향은.

“우수한 교육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겠다. 과학 선도도시, 교육도시, 기술인력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교육투자에 나서겠다. 구체적으로 과학도서관, 과학박물관, 리틀실리콘밸리를 조성하겠다. 안성 소재 베일러국제학교의 확대 이전을 지원하겠다. 폐교 예정인 초등학교를 활용해 학생 수를 대폭 늘리도록 지원하겠으며 과학교육 인프라와 국제학교를 연계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과학인재를 육성하겠다. 교육인프라를 연계해 창의력을 키우고 실행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명품 교육도시를 만들겠다.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노인연금 5만원 추가 지급안을 시행할 때 지역화폐로 지급해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인복지에 기여함은 물론 전통시장의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안성은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를 아우르는 지리적 공간 구조와 광역 인프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도시인 만큼 안성시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온 도시개발 방식과 지방자치 이기주의에 함몰된 인근 지자체들의 행정방임을 확실히 지적하고 해결해 내겠다.”



- 중점 공약에 대해 설명하면.

“5대 공약, 108개의 세부공약을 발표했고 이 공약들을 모두 이행해서 안성시를 아름답고, 강한 도시로 변화시키고 싶다. 다만, 현실적인 여건과 예산, 인력 문제 및 각종 규정을 면밀히 고려해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행이 어려운 공약은 과감하게 폐기할 생각이다. 물론, 시민의 합의와 용인을 전제로 하는 양해 절차를 밟겠다. 중점 공약은 먼저 지역의 잠재력을 키우고 발전의 기반이 될 도로문제를 들겠다. 안성은 세종고속도로 완공과 함께 4개의 고속도로, 8개의 IC를 가진 교통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각 IC를 연결하는 도로망을 갖추겠다. 산업도로는 유통과 산업기반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개설하고, 관광도로는 농촌, 수변, 숲 체험 자원을 살려서 특성화하겠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지역의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하나는 앞에서도 언급한 유천·송탄취수장을 폐쇄해서 개발 가용지를 확보하는 공약에 중점을 두겠다. 또 고삼호수 관광지 개발에 힘을 싣겠다. 세종고속도로 개통과 연계한 고삼호수 일대를 명품관광지로 개발해서 관광객이 찾아오고 주민 소득향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 신분당선 전철이 공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 추후 서해안 복선전철과 동서횡단 철도까지 연결해 광역교통망을 구축하겠다. 마지막으로 안성시 전 지역에 도시가스 공급 계획을 수립하겠다. 안성은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를 아우르는 지리적 공간 구조와 광역 인프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도시인 만큼 안성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해온 도시개발 방식과 지방자치 이기주의에 함몰된 인근 지역의 지자체들의 행정방임을 해결해 내겠다.”



―축산폐수·미세먼지·소음·악취 등 생활민원 해결 방안은.

“안성시는 축산폐수 배출량이 유난히 많다. 이 때문에 축분관리와 재활용, 처리가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현재 축사허가 기준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현대적인 가축분뇨 처리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축산업과 관련된 실태조사를 강화해 치밀하고 정확한 기초자료를 구축토록 하겠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발맞춰 각 사업처의 청정연료 전환을 위한 국비 지원을 확대토록 하고 안성시 차원의 종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겠다. 밀집된 주거환경으로 인한 소음문제와 아파트 층간소음, 공사장 소음 등도 철저한 관리와 지도로 민원을 최소화시키겠다. 소음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태산 산수화 아파트 방음벽 설치 등 시급한 민원 발생 요인부터 지원책을 차근차근 마련해 나가겠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지지의 가장 큰 이유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경제침체와 지역의 낙후를 심각하게 염려하고 있다. 소통과 화합을 요구하고 평화와 민족번영을 희망하고 있다. 촛불정국 이후의 직접민주주의를 열망하고, 구시대적인 오만과 독선을 심판했다. 당직과 지방의회 출신의 전문정치인을 비판하고, 정치혐오의 반응을 많이 보였다. 지역재생과 번영에 맞는 경영마인드와 개혁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시민적 요구는 구체적이고 분명했다. (저는) 전국 최하위의 축협을 최고의 축협으로 변모시킨 경험이 있다. 이같은 개혁정신과 실적을 높게 평가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치 신인으로 나서 긴 당내 경선과 치열한 선거과정을 거쳤다. 선거기간 내내 근거 없는 비난과 흑색선전, 허위사실 유포 등에 시달리기도 했다. 참으로 어이없고 참담한 심정이었으나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고 안성 시민만을 바라보며 달려가겠다.”



- 18만 안성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선거과정에서 수고를 아끼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있다. 또 많은 시민들이 유세에 참여해 격려해 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함께했던 김보라, 윤종군, 이규민 세 분께 감사드린다. 경선 후 모든 걸 다 잊고 원팀으로 선거유세에 합류해 줬다. 그 동안 긴 세월 안성을 지배했던 독점 지배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해 합심해 줬다. 고맙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함께 경쟁했던 천동현, 박경윤, 이기영 후보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우리 모두는 안성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지켜나갈 안성시민이다. 다른 후보들의 정책공약도 시민에게 꼭 필요하고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은 신중한 검토와 타 후보의 깊은 의도를 면밀히 살피고 양해를 구해 시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