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양산성 복원도.

삼국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인천의 대표 고성(古城) 계양산성을 현대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27일 계양구에 따르면 이달 중 계양산성 복원·정비 사업을 위한 용역에 착수한다.

구는 올해 11월까지 예산 1억2천여만원을 투입해 현재 남아 있는 산성을 3차원(3D) 스캐닝 기법으로 정밀 측정할 계획이다.

계양산성은 6만2천863㎡ 면적을 둘러싸고 있는 1.18㎞ 길이로 축조됐지만 지금은 성곽이 허물어져 약 300m 구간만 남아 있고, 남은 성곽도 원래 높이인 7m의 절반인 3∼4m 높이에 불과한 상태다.

구는 용역 결과에 따라 성곽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 또는 남은 성곽을 재정비하는 최종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한 결과에 따라 내년 1월까지 산성 복원·정비에 대한 종합 계획을 수립한다.

구는 산성 내 문화재 구역에 있던 묘지 1천37기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이 모두 끝나 올해 7월까지는 해당 구역에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계양산성은 2003년 국·시비 등 77억1천만원을 들여 2006년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이었지만 1∼9차 발굴조사를 마치는 데만 14년이 걸렸다.

앞으로도 산성 복원·정비 사업을 모두 마칠 때까지 예산 217억6천만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계양산성은 신라가 6세기 중반 한강 하류에서 세를 불릴 당시 핵심 거점으로 삼은 곳으로 알려졌다.

산성에서는 앞서 9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백제 시대 목간, 연꽃무늬 수막새, 토기 등 유물이 수백 점이 발굴됐다. 적들로부터 성을 방어하는 시설인 ‘치’ 2곳과 물을 모으는 집수정 3곳도 함께 발견됐다.

계양구 관계자는 “최근들어 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것보다 현대적으로 재정비하는 것을 지향하는 추세인 점을 고려해 복원 방안을 정할 예정”이라며 “용역이 끝나면 인천시와도 산성 복원에 필요한 예산을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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