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첫 방위개념 명칭 변경…관계기관 명칭도 '미추홀'로 바뀌어

▲ '7월 1일부터 인천 미추홀구 입니다'
28일 오전 인천시 남구 남구청사에서 간판업체 관계자들이 인천 남구청 간판 글자를 '미추홀구청'으로 변경·설치하고 있다. 인천 남구청은 방위개념의 자치구 명칭을 탈피하고자 7월 1일 명칭을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미추홀구'로 변경할 예정이다. 연합
'이부망천' 발언 논란으로 느닷없는 오명을 입은 인천시 남구가 개청 50년 만에 명칭을 '미추홀구(彌鄒忽區)'로 바꾸고 지역 정체성 확립에 나선다.

 미추홀구는 1일 명칭 변경을 완료하고 관할 시설과 민원서비스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미추홀구는 지방자치시대에 도시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자치구 명칭 변경을 추진해왔다.

 '남구(南區)'라는 동서남북 방위(方位)개념으로 지어진 명칭으로는 지역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미추홀구는 이날 명칭 변경을 완료함에 따라 방위개념의 명칭을 스스로 바꾼 전국 첫 자치구가 됐다.

 미추홀은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인천 최초의 지명으로 '물의 고을'이라는 뜻이다. 조선 후기 편찬된 전국 지리서 여지도서(與地圖書)에는 미추홀의 발상지가 미추홀구 문학산 일대로 돼 있다.

 미추홀구는 명칭 변경으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이날 구청사와 21개 동 행정복지센터 간판교체를 완료했다. 도로표지판 등 나머지 시설물 정비는 이달 초순까지 마칠 예정이다.

 또 온라인 민원서비스 이용 시 혼선을 해소하고자 2일 오전 9시까지 전산시스템을 정비한다. 주민등록·토지대장 등 공적 장부 75종도 전산화 작업으로 정리된다.

 미추홀구 명칭 변경에 발맞춰 관계기관도 명칭을 변경한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행정안전부령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개정에따라 이날 경찰서 명칭을 '미추홀경찰서'로 변경했다. 이는 2006년 12월 개서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경찰은 국무회의 의결 등 까다로운 절차 탓에 경찰서 명칭 변경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지만, 자치구 명칭과 경찰서 명칭 불일치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자 변경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천 남부소방서의 명칭 변경은 수개월 늦어질 전망이어서 당분간 주민들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인천지역 소방서 명칭 변경은 '인천광역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시행규칙' 개정으로 이뤄지는 데 6·13 지방선거로 인천시의회 임시회가 미뤄지면서 제때 추진되지못했다.

 인천소방본부는 임시회가 열리는 8∼9월께 해당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해 조속히남부소방서의 명칭을 '미추홀소방서'로 변경할 방침이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미추홀구는 과거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 논란으로 오명을 입기도 했다"며 "이번 명칭 변경으로 지역 정체성을 확보할 토대가 마련된 만큼 모두가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서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 등 방위개념의 명칭을 사용하는 자치구는 무려 25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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