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 중인 약 안전성 불안… 일선 약국에 판매금지 원료 포함 여부 문의 이어져
"전화 90%가 혈압약 관련, 하루 50통… 업무마비 지경"

한 중국 회사에서 제조한 고혈압 치료제 원료인 '발사르탄'에서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발견된 가운데 경기도내 일선 약국들이 환자들의 문의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중국 ‘제지앙 화하이’社에서 만든 ‘발사르탄’이라는 물질에서 ‘NDMA’가 발견됐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2A’로 분류한 물질이다. 2A는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을 뜻한다.

‘제지앙 화하이’社는 자체 검사 결과 이 물질을 검출했고 이를 유럽 EMA(유럽의약품기구)에 알려 EMA가 6일(한국시간)이 사실을 발표했다.

이후 식약처에서는 해당 물질이 사용돼 국내에서 제조,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들을 선별한 뒤 이튿날인 6일 병원과 약국에 이를 통보했다.

현재 해당 회사의 물질이 사용된 의약품은 국내에 115개로 식약처는 이 의약품에 대해 판매와 제조 및 처방을 금지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도내 일선 약국들은 고혈압 환자들의 문의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들은 처방받고 있는 약이 식약처가 판매를 금지한 약에 해당하는지, 복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인근의 A약국 관계자는 “아침부터 고혈압 약에 대한 문의가 끊임없이 오고 있다”며 “문의 전화의 90%이상은 본인이 처방받은 약이 문제가 없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된 곳도 있었다.

동탄한림대병원 부근에서 B약국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하루에 고혈압 관련 문의가 50여통 이상 오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며 하도 전화가 와서 이제는 약국에 전화가 걸려오면 제가 먼저 ‘혈압약 때문에 그러는 거냐’며 되묻고 있는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 권선구에 호매실동에 위치한 C약국 관계자도 “오늘 오후까지 고혈압관련 문의로 전화와 방문자를 포함해 15건 정도 온 상태”라며 “9일부터 꾸준히 문의가 늘어나고 있으며 아무래도 환자들은 고혈압약의 성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걱정이 더 앞서 그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찬영 대한약사회 경기도지부 사무국 대리는 이번 고혈압 치료제 관련 문의로 일선 약국이 혼란에 빠졌으며 도내 한 병원 주변 약국에서는 관련 문의가 한꺼번에 수백 건 몰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해당 의약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115개 의약품에 NDMA성분이 있는지 분석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 약국.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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