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동안 동굴에 갇혀 생환이 불투명했던 태국 유소년 축구팀 소년 12명과 코치 1명 전원이 무사 생환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처음 실종된 소년들이 발견되었을 때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코치의 보살핌 아래 비교적 차분하고 건강한 상태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동굴에 데리고 간 죄책감에 힘들어했던 코치는 더 큰 사랑과 리더십으로 아이들을 돌봤다. 마치 지하 700m 갱내에 매몰되었다가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33명 전원이 무사 생환한 칠레 광산의 사례가 연상된다. 당시 이들을 이끈 작업반장 우르수와의 리더십에 전 세계가 열광했었는데 이번에도 코치의 헌신적인 리더십이 무사 생환의 기적을 이루어낸 것이다.

태국 당국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구조작전에도 찬사를 보낸다. 소년들이 동굴 깊숙이 조난됐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태국 당국과 구조전문가들은 즉각적으로 구조작전에 돌입했다. 폭우로 불어난 동굴 안은 수영과 잠수가 아니면 나오기 어려웠고, 어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통로 구간이 있는 등 악조건이 산재했다. 그 과정에서 동굴 안 산소 부족으로 안타깝게도 희생된 구조대원이 있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구조에 투입된 전문가들은 동굴 안 아이들에게 수영과 잠수를 가르치면서 구조에 대비했다.

본격적인 구조 작업이 시작되었지만 전 세계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구조대원들과 소년들은 서로를 로프에 연결한 채 잠수와 수영, 걷기와 등산을 반복한 끝에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난 일요일 먼저 4명의 소년들이 구조되었고, 이어 다시 4명, 그리고 사흘 째 나머지 5명이 동굴 밖으로 나오는 기적이 일어났다. 구조현장을 지휘한 전 치앙라이 지사가 말한 대로 완벽한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코치와 보살핌과 아이들의 용기, 구조전문가들의 헌신과 구조기술이 가져온 쾌거였다.

이로써 동굴 탐사를 갔다가 폭우로 고립된 소년들과 코치는 17일 만에 전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어린 소년들이 고립과 구조의 과정 속에서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한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높은 정신력에 새삼 놀라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도 아이들을 잘 돌본 코치의 역할과 다국적 구조대원들의 목숨을 건 사투, 태국 당국의 적극적인 구조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을 눈앞에서 그대로 보내야했던 통한의 시간을 경험한 우리들에게 태국 소년들의 구조소식은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