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예정부지 없앤 기흥구 일대… 연수원·車매매·전원주택단지 등 5년전부터 10개 개발사업 러시
주민숙원인 학교 신설은 '뒷전'
[청명산의 눈물] ③ 주민 등 돌린 마구잡이 개발
무분별한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사업 등으로 용인시 기흥구 일대 청명산 산림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1개 초등학교와 4개 아파트 단지의 한 마을만이 터를 잡고 있었지만, 5년 전인 2013년부터 10개에 달하는 개발사업이 추진되거나 예정되면서 울창한 산림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여러 사업들이 단기간 내 마구잡이로 진행된 반면 주민들의 오랜 민원사항인 초·중학교 신설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11일 용인시 및 용인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1996년 기흥구 영덕동 13번지 두진아파트 입주를 시작으로 2005년까지 총 5개 아파트 단지(2천243세대)를 비롯한 청곡초등학교가 들어서 한 마을(청현마을)을 이뤘다.
이에 교육청은 향후 수요에 대비해 2003년 1월 청곡초 왼편 영덕동 127번지 외 3필지 등을 고등학교 예정부지로 지정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을 근거로 교육청은 2009년 지역 내 학교 설립요인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예정부지를 폐지시켰다.
이후 민간 시행사가 해당 부지를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이 부지는 더이상 새 학교를 설립할 수 없게 됐다.
해당 시행사는 2013년 영덕동 21-1번지 일원 8만8천716㎡에 대규모 중고차매매단지 건축허가를 받은 뒤 현재는 사업을 마친 상태다.
이어 2015년에는 인근 영덕동 일대에 연면적 25만7천61㎡(1천679세대) 규모 주택건설사업이 추진, 이듬해부터는 매매단지 옆 부지에서 7만8천436㎡ 규모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일대 청명산 구역에서는 매매단지 2차 사업, 영덕1공원 특례사업, 군부대용지 개발, 교육연수원 사업을 비롯한 3개 이상 전원주택 단지까지 10여 개에 달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산림은 계속 사라져가고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학교 신설 가능 부지는 사라진 셈이다.
주민들은 학교 예정부지가 폐지될 당시 교육청이 제대로 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용인시 역시 늘어나는 주거지역에 대비한 추가 주택단지 사업 등과 관련해 협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청현마을 주민 A씨는 "현재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 학생수요까지는 기존 학교 증축으로 충당할 지 모르지만 추가 진행될 영덕1공원 특례사업, 산업단지 주거시설 수요까지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증축이 아닌 별도 부지에 초·중학교 신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해당 지역 세대수를 고려했을 때 학교 설립요인이 부족해 증축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당시 설립요인이 없어 학교 예정부지가 폐지된 걸로 알고 있다"며 "현재 추진중인 1천600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도 세대수 기준에 미치지 않아 신축이 아닌 기존 학교 증축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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