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솔바람길·동해 논골담길·진천 초롱길·창원 봉암수원지둘레길 & 경주 파도소리길·한탄강 주상절리길 비둘기낭 순환코스 & 섬진강 둘레길

염소의 뿔도 녹인다는 대서가 코앞이다.

에어컨 바람에서 벗어나 자연의 힘으로 더위를 날릴 수 있는 걷기 여행길을 소개한다.

동해에는 묵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논골담길이, 경주에는 바닷바람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파도소리길이 있다. 소나무 숲에서 부는 솔향기 가득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 금강 솔바람길도 빼놓을 수 없다.




금강 솔바람길

금강 상류의 풍광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천년고찰 영국사를 품은 천태산(715m)과 서대산(904m), 진악산(737m)이 그려내는 경관도 일품이다. 예전에는 사유지가 많아 일반인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금산군이 길을 낸 뒤 그림 같은 풍광을 눈에 담을 수 있게 됐다. 3개 코스가 있다. 모두 제원면 저곡리 덕실마을에 자리 잡은 금강생태과학체험장에서 출발해 다시 돌아오는 순환 길이다. 봉황술레길로 불리는 1코스는 전망대~봉황산~기러기봉~닥실재를 거치는 3.2km 구간으로 약 1시간 50분 정도가 소요된다. 2코스(고향술레길)는 봉황산과 닥실재를 통과한 뒤 280전망대~금바골~금성소류지~초산충효비 등을 지나 생태과학체험장으로 돌아오는 4.7km 거리의 길이다. 2시간 4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3시간이 소요되는 3코스가 있다. 280전망대에서 바로 금바골로 넘어가지 않고 남술재와 소사봉, 술나미재를 지난다. 들머리에서 나무계단을 오르면 어렵지 않게 능선으로 진입할 수 있다.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부는 솔향기 가득한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동해 논골담길

묵호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묵호등대마을에 조성된 길이다. 마을 언덕 위 등대까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전형적인 달동네라 길은 좁지만 바다를 마당으로 삼은 덕분에 경관이 빼어나다. 시원한 바닷바람도 좋다. 등대오름길과 논골1길·2길·3길을 아울러 논골담길로 부른다. 다 둘러보는 데 보통 40여분이 소요된다. 지역 화가들이 그린 벽화도 시선을 붙든다. 머구리(잠수부)와 어부 등 실제 주민들을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곳곳에 새겨진 주민들의 글귀도 인상적이다. 벽화를 감상하면서 길을 계속 오르다보면 우뚝 솟은 등대를 만날 수 있다. 1960년대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지로 한때 유명세를 탔고, 인기 드라마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바람의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묵호항과 동해안의 해안선은 한 폭의 그림이다. 야경도 놓칠 수 없다.



진천 초롱길

충북 진천의 명소 농다리와 초평호 일대에 만들어진 트래킹 코스다. 진천 중심부를 흐르는 미호천 상류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오래된 돌다리로 알려진 농다리가 있다. 지방유형재 28호로 지정된 이 다리는 교각 28개로 이뤄졌으며 길이는 93m에 이른다. 고려 초기 축조된, 천년의 세월을 견딘 돌다리다. 위에서 바라보면 지네가 몸통을 구부린 모습과 흡사하다고 한다. 다리의 신비로운 모습과 주변 풍경이 조화를 이루면서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 받았다. 이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농암정으로 이어지는 1.7km 코스인데, 직진 방향의 언덕길을 지나면 수변탐방로가 펼쳐진다. 초평호 주변에 1km 나무 데크로 조성된 탐방로는 경사가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초평호를 가로지르면 청소년수련원으로 이어지는 93m 길이의 하늘다리가 있다. 청소년수련원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다. 총 거리는 3km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창원 봉암수원지둘레길 & 경주 파도소리길


팔룡산과 춘산 사이 위치한 봉암수원지에 조성된 둘레길로 울창한 숲과 시원한 계곡이 있어 여름에 걷기 좋다. 길은 크게 3개로 나뉘는데, 수원지슈퍼에서 출발해 수원지 제방까지 이어지는 첫 번째 코스와 수원지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두 번째 코스, 팔룡산 정상과 약수터를 지나 돌탑공원까지 연결된 세 번째 코스가 있다. 1·2코스를 거쳐 수원지슈퍼로 돌아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되고, 3코스까지 소화하면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산새의 지저귐과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걸을 수 있다.

파도소리와 바닷바람이 발길을 재촉하는 경주 파도소리길도 빼놓을 수 없다. 읍천항과 하서항 사이 조성된 길로, 구간마다 모양이 다른 주상절리의 절경에 시선을 빼앗기게 된다. 몽돌길·야상화길·등대길·데크길 등 구간별로 테마가 다른 게 특징이다. 야간에도 조명이 환해 밤 산책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한탄강 주상절리길 비둘기낭 순환코스 & 섬진강 둘레길

한탄강을 따라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기암괴석 주상절리를 배경삼아 걷는 길이다. 비둘기낭 순환코스는 현무암 침식으로 형성된 비둘기낭폭포와 한탄강 하늘다리를 시작으로 강 아래쪽 벼룻길, 위쪽 멍우리길 등을 아우르는 6km 구간이다. 작은 언덕을 지나 계곡, 녹음이 우거진 숲, 강변 자갈길을 통과한다. 구간마다 길이 변화무쌍해 지루하지 않다. 그렇다고 어려운 코스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남 곡성을 찾아 섬진강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다. 마천목 장군길로도 불리는 이 길은 기차마을을 출발해 작은침실골과 침곡역, 가정역, 이정마을을 지나 암록유원지까지 이어지는 총 15km 구간으로 주변 경관을 감상하면서 오래 걷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코스다. 가정역 출렁다리와 침곡역 레일바이크 등 곡성의 여행 명소를 두루 거친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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