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광명시의회 수장으로 선출된 조미수(55) 의장을 바라보는 34만 광명 시민들의 기대가 높다. 7대 의회를 통해 전국적으로 악명을 떨친 광명시의회가 환골탈태하기 위해 조 의장이 나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의장의 정치적 이력은 매우 특이하다. 3대, 4대, 5대 광명시의원을 하고 홀연히 정치를 떠났다. 그러다가 2011년 4월부터는 광명시자원봉사센터장으로 취임해 6년을 근무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한 조 의장은 ‘기호 나’ 번을 받았으나 당당히 시의회에 4선 의장으로 화려하게 입성했다.

조 의장은 1986년 노동자와 노동자 가족 지원을 위해 광명시 철산동에 정착했고, 현재까지 30여년을 지키고 있다. 2004년 11월, 고속철 영등포역 정차를 반대하며 삭발 투혼을 불태운 조 의원의 역할은 광명에서 이미 유명하다.

12일 오후 광명시의회 의장실에서 조미수 의장을 만났다.



―시의장 당선 소감은.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3선 시의원을 접고 평범한 시민으로 있다가 다시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지난 7대 의회의 많은 과오 때문이었다. 지역 유권자와 어르신들이 제게 시의원 경험을 살려 추락한 시의회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 다시 나서야 한다는 권유가 있었다. 8대 광명시의회를 보는 34만 시민들의 기대가 높은 가운데 의장이 되고 보니 정말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소통하고 공부하며 배려하는 의회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3, 4, 5대 시의원을 하고 8년이 지났는데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3, 4, 5대 시의회에서는 의원들이 상임위원회별로 같이 방이 썼는데, 현재는 의원들이 개인 독방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웃음). 의원이 1인실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방을 사용하는 것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또한 시 행사가 8년 전에 비해 무척 많아진 것 같다. 의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비가 있는 것도 새롭게 달라진 것이다.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의정 활동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연구하고 학습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다시 시의원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내리 3선 시의원 생활을 하면서 12년간 가족들과의 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다. 그래서 과감히 접고 평범한 시민으로 살았다. 2011년 양기대 전 시장과 인연으로 자원봉사센터 소장으로 취임해 6년을 활동했다. 센터장이 되고 보니 많은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시의원을 하면서 갑질을 했다는 반성도 많이 했다. 예산을 받아 기관을 운영하는 센터장이 되고 보니 자존심이 상하는 경험도 했다. 그러나 역시 결정적인 것은 7대 의회가 각종 사건사고에 법정 다툼까지 벌어지며 의회를 새롭게 하라는 주민들의 요청으로 다시 시의회 입성을 준비했다. 지면을 통해 지역 정치를 하려 지방선거를 준비했던 강주영, 강찬호 후배들께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난 2일 개원식에서 박승원 시장은 조미수 의장과 함께 시의원 활동을 했던 경험에 대해 밝혔는데.

“4대 광명시의회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했다. 무엇보다 박 시장은 소통이 되는 사람,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사람이었다. 시 조례 공부를 같이 했고 학습을 위해 책을 봤다. 공천을 받아 시의원이 됐지만 의원은 기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박 시장과는 함께 공부를 했던 특별한 기억이 있다.”



―조 의장은 시장 인수위격인 시정혁신기획단에 참여했는데.

“시의장이 시정혁신기획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가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평가가 당연하다. 나도 (시의장이) 시정혁신기획단에 참여하는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광명 갑, 을 지역위원회) 지도부에서 추천을 받았다.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시의회를 잘 이끌기 위해 참여했다. 의회가 구성되기 전에 미리 집행부 상황과 박 시장의 공약을 살피며 맥을 짚는 과정이 된 것에 의미를 둔다. 시정혁신기획단에서 이틀 간은 너무 지적만 했으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그 후에는 전체적인 것을 듣고 질의하고 체크했다.”



―앞으로 의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계획인가.

“12명 의원 가운데 10명이 초선인 시의원들이다. 이들이 행정 용어, 의회 운영과 회의 규칙, 행정의 룰 등을 빨리 익힐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 현재 시의회는 구조상으로 집행부와 독립된 기관이라 하지만 결코 평등한 위치가 아니다. 시의회 직원만 해도 집행부에서 인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가. 지방분권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공부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매우 어렵다. 동료 의원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의회 위상을 높히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공무원이 주도권을 갖고 계획 수립과 집행하는 것에 거수기 노릇만 하는 의회로 전락한다. 의원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도록 하겠다. 예전에 비해 시장 권력이 강화되어 제왕적 구조가 됐다. 이런 가운데 의회가 건강해야 시민들의 높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 현장을 제대로 살피면서 상임위원장과 상임위원회에 권한을 나누는 건강한 의회를 만들겠다.”

장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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