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미추홀구 이달부터 변경… 30억 들여 표지판 등 정비
민간, 사비 부담에 명칭수정 주저… 구립 도서관 12곳도 남구 사용

▲ 지난달 28일 인천시 '남구청' 간판을 '미추홀구청'으로 변경해 설치하고 있는 모습. 윤상순기자


인천 미추홀구가 명칭 변경에 따른 표지판 교체 및 전산시스템 정비 등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기관과 기업 등은 비용 문제로 과거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미추홀구에 따르면 구는 명칭 변경 예산 29억 9천200만 원을 편성해 지역 내 각종 표지판과 전산시스템 등을 정비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공포된 ‘구(區)명칭 변경 법률안’에 따라 50년간 사용하던 명칭을 이달부터 ‘미추홀구’로 바꾸면서 진행한 작업이다.

미추홀은 동서남북 방위식 명칭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성과 고유성을 반영한 이름으로, 구는 방위 개념의 명칭을 바꾼 전국 첫 자치구로 기록됐다.

구는 명칭 변경에 따라 구청사와 21개 동 행정복지센터 간판을 교체했고, 가족관계등록부와 토지대장 등 공적 장부 75종도 전산화 작업으로 정리했다.

구는 또 도로 표지판 등 지역 내 각종 안내판과 홍보물에 있는 남구 명칭을 미추홀구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로 표지판의 경우 예산 7천300만 원을 들여 이날까지 78개 수정·교체 작업을 진행해 90% 이상 변경한 상태다.

하지만 구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기관과 달리 민간 업체나 명칭 변경 비용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일부 기관에서는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민간 업체나 기관도 간판과 홈페이지 등을 수정해야 하지만, 사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업체는 간판 교체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기관 명칭에 ‘구(區)’가 포함된 곳도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일부 기관은 홈페이지에 여전히 남구OO센터 등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역 구립 도서관 12곳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구 명칭을 바꾸지 않고 남구로 사용하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도로 표지판, 홈페이지, 각종 홍보물 등 구 명칭 변경에 따른 정비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일부 미흡한 부분은 실사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모두 끝낼 예정”이라며 “민간 업체나 기관에서 구 명칭을 사용한 표지판의 경우 해당 시설에서 직접 변경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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