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에 불시착한 문과형 인간│다카하시 도루│한빛비즈



과연 문과생의 언어로 복잡한 AI를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프로그래밍 언어, 코드 분석으로 이뤄진 AI를 우리 일상과 연결된 언어로 설명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 다카하시 도루다. 그는 와세다대학에서 ‘기술철학’ 강의로 문과 학생들을 가르친다. 인공지능을 대하는 문과생들의 태도나 생각을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느낀 덕분에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평범한 ‘문과형 인간’의 눈높이에 맞춘 책을 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대부분의 인공지능 담론은 로봇에게 일자리를 뺏길 인간의 두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 관점에서 벗어나 좀 더 구체적이고 일상과 가까운, 현실적인 질문들을 제기한다. 인공지능은 지금 우리 삶의 어디까지 관여하고 있는지, 그들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할지, 그들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지, 그리고 기술 개발에 앞서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재차 묻는다. 철학 교수답게 알고리즘 등의 이과 용어를 배제한 것은 물론, ‘공각기동대’ ‘Her’ ‘아바타’와 같은 익숙한 미디어 사례를 들어 인간과 기계의 존재에 대한 철학을 이야기한다. 유투브나 SNS 등의 현실 사례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값 1만4천 원.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