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일찍 끝나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북 영천이 38도까지 올라가고 전국 대부분이 34~35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가 열풍에 갇히면서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린 가운데 아스팔트 온도가 40도를 넘어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야외 작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는 지난 한 주 동안 180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그 직전 주에 비하면 무려 3.5배 이상 급증한 숫자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하는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1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 환자 수가 총 401명인데 이 중 사망자가 2명이나 됐다. 온열질환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인 것이다. 특히 40대 이상이 73%를 차지해 고령자일수록 폭염에 취약하다. 또한 온열질환 환자의 80%가 남자인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직종별로는 야외에서 작업하는 건축현장 종사자나 농림어업 종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폭염에 동반하는 온열질환은 고온의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장시간 폭염에 노출되었을 때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그대로 방치되었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흔히 알고 있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인 온열질환이다. 일사병은 고온에서 장시간 일할 경우, 열사병은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체온을 조절하지 못해 발생한다. 특히 열사병은 치사율이 무려 5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폭염 속 승용차에 방치된 어린이가 안타깝게도 사망한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아이를 차 안에 혼자 두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온열질환 환자가 많이 발생했던 2016년에 무려 17명이 사망하고, 2100명이 넘는 환자가 응급실을 찾았다. 온열질환은 생활 속에서 수칙을 지키면 예방할 수 있으므로 평소 이를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한낮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햇볕을 차단할 양산이나 모자를 쓰고, 헐렁하고 밝은 옷을 착용하여 몸의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폭염 속에 논밭이나 야외 작업장에서 일을 강행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드시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개개인이 생활 속에 온열질환 예방수칙을 지키고, 관계당국에서는 폭염 대비책과 온열질환 환자 관리를 통해 국민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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