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은 조그만 용기만으로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귀촌 선배로써 용기를 가져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어요”

3년 전 강화군 양사면 덕하리로 귀촌한 공병호(60) 경기주물조합 전무는 귀촌 애찬론자다.

공 전무는 경기도 김포가 고향이긴 하지만, 서울서 배우고 가정을 꾸리고 직장생활을 해 온 정통 도시인이다.

그런 그가 귀촌을 결심하게 된 것은 다니던 직장에서 김포에 공장을 짓게 되면서다. 고향에 돌아가서 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던 공 전무는 공장근무를 자청했다.

그런데 삶의 터전을 구하기 위해 김포의 고향마을을 찾아와 보니 그가 그리워하던 어머니의 품 같은 모습이 아니었다. 모두 변해있던 것이다. 문득 어릴 적 어머니 손을 잡고 배를 타고 가봤던 강화를 기억해 이곳을 찾아오게 됐다.

교편생활을 하던 부인도 기꺼이 퇴직을 결심했고, 함께 강화에 와 집터를 구하고, 그 곳에 집을 지었다.

또한 550㎡의 밭에는 자두, 사과, 앵두 등 유실수를 심고, 고구마, 순무, 고추, 옥수수, 상추 등 온갖 먹을거리를 키우고 있다.

공 전무는 “귀촌과 귀농은 다르다. 집사람은 하고싶었던 다양한 활동을 매일마다 만끽하고 있다. 댄스를 배우고, 수영을 배우고, 악기를 다루는 등 농촌에는 그런 문화활동을 지원해주는 제도가 참 잘되어 있더라”며 “서울에서 김포로 출퇴근하는 것보다 강화에서 김포로 출퇴근하는 게 훨씬 복잡하지도 않고 시간도 덜 걸린다. 서울까지도 가능한데 진작에 귀촌을 결심할 걸 하는 후회도 했다”고 말했다.

공 전무는 주말이면 텃밭을 가꾸는 재미로 지낸다. 직접 키우는 재미, 흘린 땀 만큼 결과물이 생기는 보람을 만끽하고 무엇보다 먹을거리가 마당에 항상 풍부하니 시장에 갈 일도 거의 없어졌다.

물론 처음 정착할 때에는 집을 지을 때부터 이웃주민과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지적도상 분명한 내 땅인데도 그동안 자신이 농사를 짓던 땅이라며 우기기도 했고, 과실수가 햇빛을 가린다며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화에 대한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이장이 찾아와 여러모로 도움을 줄 때는 옛날 이웃과 나누던 정이 떠올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주민들은 대게 귀촌인에 대해 있는 자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먼저 친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과정을 겪은 덕분에 공 전무 집에도 여느 집처럼 담장을 쌓지 않았다.

공 전무는 “일상에서도 열린 마음과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귀촌은 거리의 문제일 뿐이다. 농촌에 살면서 얻어지는 가치에 비하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범수기자/ameego@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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