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 폭행, 광주 집단 폭행 등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명 ‘주폭’ 사건이 갈수록 늘어나고 피해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처벌 강화는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는 만큼 예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취폭력 근절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법적 처벌과 함께 예방을 위한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18일 보건복지부 지정 알콜중독치료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관계자는 “술과 폭력성이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알코올은 뇌에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 장기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를 공격해 기능을 마비시킨다”고 말했다. 술김에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거나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과도한 음주를 지속할수록 뇌 기능이 점점 손상돼 나중에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알코올이 해독된 후에도 뇌 기능의 변화와 중독성 사고의 진행으로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알코올 중독 치료는 단순히 술과 격리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꾸준한 교육과 상담도 병행돼야 한다.

김석산 원장은 “알코올 섭취가 폭력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알코올을 남용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술에 취해 저지른 잘못을 술 탓으로 돌리는 관대한 음주문화가 주폭을 양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취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 취해 저지른 실수’가 아닌 알코올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음주에 관대한 문화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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