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대회 어린 학생들 혹사, 주말리그 확대 등 개선 시급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매년 폭염 속 진행되고 있는 초등 유소년 축구대회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한국유소년축구연맹 등에 따르면 현재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전국단위 규모의 초등학생 축구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 중 ‘화랑대기 전국초등학교 유소년축구대회’는 매년 여름철 펼쳐지는 대회로 올해도 오는 8월 경주에서 경기가 열린다.

그러나 최근 폭염주의보, 폭염 특보가 연일 내려지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다른 어떤 때보다 해당 대회에 참가하는 어린 학생들 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수년째 지속된 문제를 해결할 때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A 씨는 “매년 더 더워지는 날씨에 성인들도 나가서 뛰라고 하면 지켜서 못 뛸 것”이라면서 “이렇게 더운 날 경기를 진행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 B 씨는 “여름철 기온이 34~35도 정도면 인조잔디 구장은 70~80도에 육박한다. 아무리 낮 시간을 제외하고 경기를 진행한다고 해도 이 더위에서 아이들을 뛰라 하는 것은 혹사하는 것”이라면서 “이런 대회보다는 초등학생들이 정말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경기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를 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축구 감독들까지 폭염 속 학생들을 혹사할 것이 아닌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보탰다.

도내 한 초등학교 감독은 “화랑대기 대회 기간은 정말 더운 시기라 경기를 할 때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주말리그 경기 수를 두 배 정도 늘리는 등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소년 축구팀 감독은 “그동안 날씨 때문에 화랑대기에 출전하지 않았다가 최근에야 출전에 나섰다”면서 “현재 한 번씩만 진행하는 주말 리그를 활성화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회 관계자들은 이른 시일 내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유소년축구연맹은 “우선 이번 대회는 무더위를 피해 오후 12시부터 4시간 동안 경기를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고 했으며,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내년부터 진행방식을 바꾸기 위해 내부 협의 중이다. 큰 틀에서 여름·겨울 진행되는 전국 대회 대신 권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주말 리그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 연합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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