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는 모두 168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하지만 그 섬들이 모두 같은 색을 품고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여름휴가에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인천 섬을 찾아 지친 심신을 달래보자. 시원한 바다와 그림 같은 비경, 풍부한 먹을거리가 있다. 휴가 때마다 따라붙는 장거리 이동 부담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후회하지 않을 인천 섬 여행지를 소개한다.



‘삼도 삼색’ 신도·시도·모도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0분만 가면 신도와 시도, 모도를 만날 수 있다. 

이 3개의 섬은 다리로 연결돼 있어 ‘삼형제 섬’으로도 불린다. 이 중 면적이 가장 큰 신도에는 해발 178m의 구봉산이 있는데, 가벼운 트레킹 코스로 제격이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구봉산 꼭대기에선 송도와 영종도, 인천대교, 인천국제공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여

객기의 이착륙 모습도 시선을 끈다. 야경이 좋아 해가 질 때 산에 오르는 이들도 제법 많다고 한다. 

시도의 명소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한 수기해변이다. 활처럼 휜 해변에는 양쪽으로 나무 그늘막이 설치돼 있어 별다른 장비 없이도 휴식을 만끽할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이 펼쳐진다. 

모도에는 배 밑구멍처럼 생겼다는 배미꾸미 해변이 있다. 조각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해변 풍경에 매료된 조각가 이일호가 이곳으로 작업실을 옮긴 뒤 작품을 하나씩 완성했다고 한다. 그렇게 모인 조각들로 현재 공원이 만들어졌다. 바다 풍경과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 시선을 붙든다.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배 없이 갈 수 있는 선재도 & 영흥도

선재도는 물이 맑고 해변 굴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섬이다.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33선’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부도에서 차를 타고 550m 길이의 선재대교를 통과하면 다다를 수 있다. 선재도 초입에는 작은 무인도 목섬이 있다. 

선재도에서 목섬으로 이어지는 1km 모랫길이 유명한데, 물이 빠지면서 길이 만들어진다. 주변은 갯벌이지만 목섬으로 들어가는 길만 모래밭이라고 한다. ‘신비의 바닷길’로도 불리는 이 길을 걸으면 물위를 걷는 기분에 사로잡힌다. 선재어촌체험마을에 들러 조개와 바지락을 잡는 갯벌체험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도 좋겠다. 낚시체험도 가능하다고 한다. 특히 갯벌체험 장소로 이동할 땐 트랙터를 타는 색다른 경험도 할 수 있다. 홈페이지(seonjaedo.com)에서 명소와 먹거리·낚시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선재도에서 좀 더 들어가면 즐길 거리가 많은 영흥도가 나온다. 이전에는 배를 타고 1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다다를 수 있었는데 2001년 영흥대교가 놓이고 접근성이 좋아졌다. 영흥도의 자랑인 심리포 해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사나무 군락지가 장관을 이룬다. 나무 그늘에 텐트를 치고 해수욕을 즐기면 된다. 장경리해변에서 바이크를 타고 섬 곳곳을 누비는 것도 좋다. 물이 빠진 뒤 바지락 캐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흥에너지파크에 가면 3D 애니메이션과 각종 체험을 통해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고 싶으면 놓치지 말자.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yeongheungdo.com)를 참고하면 된다.

‘미지의 섬’ 대청도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3시간 반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사람들 발길이 뜸한 덕분에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행정안정부가 선정한 ‘2018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에 포함되기도 했다. 신선한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대청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은 남서쪽 바닷가에 있는 서풍받이다. 깎아지른 절벽이 일품이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준다는 의미에서 서풍받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각바위는 원나라 마지막 임금 순제가 유배온 뒤 사색을 즐긴 곳으로 전해지면서 명소로 거듭났다. 

대청도에는 해변을 따라 고운 모래를 가진 해수욕장이 많다. 특히 옥중동해변은 아름다운 풍광뿐 아니라 모래언덕이 유명하다. ‘한국의 사하라’로 불리는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활동성 사구로 알려졌다. 모형 낙타까지 있어 사막 분위기를 제법 느낄 수 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인천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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