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에서 야권 인사를 내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문재인 정부 2기를 맞아 본격적으로 야권과 협치에 나서겠다는 신호로 해석 되고 있다. 어제 청와대는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을 이번 주 발표한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후속 개각과 관련해 적절한 자리에 적절한 인물이 있다면 협치 내각을 구성할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사실상 임명이 시급한 농식품부 장관은 먼저 인선을 하겠지만 앞으로 개각에서는 야권 인사를 발탁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는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이번 협치 내각을 통해 진정한 경제전문가를 발탁해 안보와 함께 움푹 패인 경제의 골을 다시 메우기를 희망하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 2기의 성패를 가를 민생·경제 챙기기란 생각에서다. 이러한 사회개혁 작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도 당연히 여야 구분 없는 초당적 협력은 필요했다. 그럼에도 처음의 적폐청산 작업만이 존재해 지금까지 경제의 디딤돌 놓는 작업이 등한시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도 어느정도 느낀 것으로 여겨진다. 더구나 지방선거에서 전석을 휩쓸었지만 여당은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 속에 있다. 그러다보니 장관 후보들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통을 거듭하고 정기국회에서 여야 간 대립이 격화해 예산과 입법이 제자리걸음한 것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이것은 곧 국정운영의 동력이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와 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국정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반드시 입법 절차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야당과 협치를 할 필요성은 당연하기만 하다. 그래서 청와대의 말처럼 이 시점에서 해결해야 할 긴박한 과제들에 대해 서로 손을 잡고 어려움을 넘어가자는 취지가 적당한 시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가장 큰 일은 민생과 경제다. 알다시피 최근 고용지표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안을 둘러싼 사회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청와대 안에서도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돼 있다는 후문이다. 각종 경제정책 입법과 예산 편성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국회가 뒷받침하는 것이 필수적이란 생각에서라도 마찬가지다.

한 예로 개혁 입법 추진 과정도 그렇다. 정치권이나 각계의 요구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이라는 관문을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국회안의 사정은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실제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개혁 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는 상황이다. 단지 청와대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범보수 야권도 입각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칫 정의당등 진보 야당에 국한된다면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 편이 낫다. 청와대의 표현처럼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다. 변수가 많겠지만 그래도 여야 간 협의 과정에서 구체화 돼 곽찬 국정운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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