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뜰에 농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고증을 통해 농악을 살려 냈습니다. 우리의 옛것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실합니다.”

성남 오리뜰농악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강승호(49) 회장은 31일 지역 농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성남문화원과 함께 오리뜰 농악 발굴 및 부활에 전념해왔다.

그는 “평택이나 안성, 필봉, 강릉 등 여러 고장에는 고유의 농악이 있는데 왜 성남에는 전승되는 농악이 없는지 궁금했었다”며 “구미동 오리뜰에 농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리뜰 원주민 농악대원들의 고증을 얻어 어렵게 복원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성남 오리뜰농악은 성남시향토무형문화제 제16호로 지정됐다. 과거 경기도 광주군 낙생면 구미리에 위치한 넓은 평야였던 오리뜰은 1973년 성남시 구미동으로 명칭이 변경된 후 1989년 분당신도시 개발로 대단위 아파트단지로 탈바꿈했다. 아파트 숲으로 변하기 전에는 이 지역에서는 농번기와 농한기를 가리지 않고 풍물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오리뜰에서 전승돼 오던 농요가 분당개발로 소멸위기에 처하자 당시 한국농악보존회 성남지회와 성남문화원의 노력으로 문화관광부 전통문화 재현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오리뜰농악이 복원됐다.

2007년 11월 3일 오리뜰의 중심인 구미동 오리공원에서 첫 시연을 가졌다. 이후 경기도민속예술축제 공로상, 경기도 청소년민속예술축제 장려상, 전국두레농악경연대회 금상 등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명성을 되찾았고 중국 심양 세계한상대회와 러시아 불고르라드시 창건 기념 페스티벌, 캐나다 빅토리아 축제 등 해외공연도 펼쳤다.

강 회장은 “풍농을 기원하고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을 조성하는 오리뜰 농악은 농사풀이를 통한 놀이형태, 즉 가래질·써래질·볍씨부리기·모찌기·모심기·논매기·벼베기·벼털기·벼말리기·벼담기·벼메기 놀이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농악대가 여러가지 진을 짜며 노는 형태는 이 지역의 군사적 특징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안성·광명·광주·동두천에는 시립농악단으로 운영되며 농악의 원형을 보존하려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남시에는 무형문화재한 전승 정책이 없고 조례에 근거해 시행규칙이라도 만들어져야 함에도 향토문화재로 지정만 해 놓고 아무것도 없는게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통은 변질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끊김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강 회장의 생각이다. 강 회장은 “오리뜰농악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김대성기자/sd191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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