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의회 이정우 의장이 공직을 떠난지 5년여 만에 의원이 돼 돌아왔다. 1989년 지방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 의장은 2013년 12월 25년여 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이 의장은 가선거구(양평읍·양서면·옥천면·서종면)에서 자유한국당 (나)번으로 출마해 3등으로 힘겹게 당선됐다. 특히 이 의장은 초선의원이지만 의석비율이 4(한):2(민):1(무) 구도의 다수당이 되면서 의장직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 의장은 “매일 아침 출근을 위해 군청(의회) 정문을 들어설 때면 다시 공무원이 된 느낌이 든다”며 “인기영합을 위해 초청받지 않은 행사에까지 쫓아 다니는 것을 지양하고 군민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는 열린의정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더 큰 봉사를 위해 정치에 입문했다”는 이 의장을 만나 양평군의회 운영방안 및 양평군의 현안사항 등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의원 당선에 이어 의장직에 올랐다. 소감은.

“4년전 6·4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의원에 출마해 낙선한 아픔이 있었다. 전통적인 보수지역으로 과거 같으면 자유한국당 (나)번이면 안정적으로 당선됐을 것이다. 민주당의 거센 바람속에 3등으로 힘들게 양평군의원이 됐다. 다행히 비례대표도 자유한국당에서 차지하면서 4석이란 의석이 되고 한국당 의원 중 가장 연장자로 동료의원의 선출에 의해 의장이 됐다. 개인적으로 크나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의장으로 선출해 주신 동료의원과 성원을 보내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8대 의회에 대한 군민의 눈높이에 맞춰 고민하면서 의회를 원만하게 잘 이끌어 나가겠다.”



―정치입문 동기는.

“공무원으로 봉사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정치를 통해 더 큰 봉사를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사실 지난 2009년부터 선출직에 대한 꿈을 가졌고 공무원 퇴직 후 6·4지방선거 직전 정당에 입당원서를 내면서 정치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기초의회의 역할에 대한 소신은?

“의원은 항상 공부하고 고민해야 한다. 과거에도 공직자 출신의 기초의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이 조례의 제·개정이나 예산 심의·의결 과정 등에 대해 임무를 철저히 잘 했느냐에 대해 저는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8대의회 의원들 모두 열의와 의욕이 넘치고 틈틈이 지방자치법을 연구하고 사안에 대해 연구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8대 의회는 집행부에서 51%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하다면 견제하고 날을 세우는 의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이다.”



―의회 수장으로서 의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가.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기획·총무·감사·홍보 등 주요 업무 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의회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또 대학원 시절 ‘도시 및 지방자치’에 대해 전공했고 특히 지난 1997년부터 1999년까지는 의회담당 기획업무도 경험했다. 이때부터 의회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의원은 아니었지만 다양한 의회업무에 대해 연구하고 경험을 했다. 8대 의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초당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면서 더 낮은 자세로 동료의원과 머리를 맞대고 지방정부와 기초의회가 공동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집행부(양평군)를 바로 잡기 위해 생각했던 것은.

“집행부가 친정이다. 하지만 퇴직후 4~5년간 공직사회를 바라보면서 내가 저 집단에 있었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다시 말해 봉사자라고 외치는 공직자 중에는 봉사자로서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꽤 있었다. 공직자로서 자긍심은 필요하지만 권위주의적이고 뻣뻣하다는 인상을 주면 안되지 않는가. 시대적으로 공무원이 인기가 좋고 일명 신의 직장이란 말에 단련이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친절하지 못한 공무원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메마르고 불친절한 이런 공무원은 그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본다.”



―집행부(양평군)와의 관계설정 구상은.

“사실상 지방정부가 25년 만에 바뀌었다. 앞으로 집행부에서 여러 정책이 나올 것이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정책이 수립된 것이라면 충분히 공감을 얻을 것이다. 당리·당략을 떠나 군민의 시선에서 군민을 행복하게 하고 군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정책이라면 예산수반 등 의회의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할 경우는 의원간 심도있는 논의를 벌이고 의회의 순기능인 견제와 비판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을 것이다. 반면 무조건적인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양평군의 가장 시급한 현안사항은.

“무엇보다도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이다. 양평군은 자립도도 약하고 중첩규제를 받아 일자리 창출도 어려운 실정이다. 물맑은 우리 양평군은 주거지역으로 으뜸가는 지역이다. 아울러 최근 몇 년사이 인구가 꾸준히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격장이전문제 및 송파간 고속도로 건설과 도로확충 등에 주안점을 두면서 관광산업과 물류중심지 등의 유통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다.”



―친환경농업 전문 공기업인 양평공사에 대한 견해는.

“한마디로 뜨거운 감자다. 사려 깊게 보고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다. 우선 과거 사기피해와 운영부분이 다소 부실했던 것은 분명하다. 규모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비대해진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었겠구나 하고 또한 이해도 간다. 오는 27일부터 3일간 의원 워크숍이 준비돼 있다. 양평공사와 은혜재단의 방향설정과 문제점 및 개념정리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을 할 것이다. 경험이 풍부한 3선의원 두분도 있다. 기회가 되면 오는 9월 정례회때 안건으로 다뤄볼 예정이고 종합진단을 거쳐 공기업의 본질을 회복하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끝으로 군민에게 한 말씀.

“대의기관으로서 군민의 생활개선 및 편익증진을 위한 조례 제·개정과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 아울러 군민들께서는 8개 양평군의회가 올바르고 건강하게 운영되는지 지켜봐주시면서 못할때는 과감한 채찍과 잘할때는 아낌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내주시길 당부드린다.”

김규철기자/kimkc6803@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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