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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2만여개 하자보수'…새집 두고 한달째 떠도는 입주민들

입주민-시공사 하자 놓고 갈등...입주일 맞춰 이삿짐 싼 주민 피해
250여세대 임시거처서 생활...양측 이견 못좁혀 장기화 조짐

정성욱 wk@joongboo.com 2018년 08월 08일 수요일
▲ 한 입주예정자가 급히 마련한 집안 한 켠에 풀지 못한 이삿짐이 쌓여 있다. 정성욱기자

“한 달이 넘도록 아파트 준공이 안나서 컨테이너에서 지내고 있어요.”

8일 오후 광주의 한 공장 휴게실에서 만난 허모(36)씨가 체념한 듯 말했다.

현재 허씨의 보금자리는 샌드위치 판넬로 지어진 4평 남짓 회사 휴게실이다.

계획대로라면 허씨는 지난 달부터 광주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 아파트에서 아내와 신혼을 즐기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파트 준공승인이 지연되면서 갈 곳이 없어졌고, 아내는 현재 친정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혼자 지낸 지 한 달인데, 끼니는 구내식당에서 때우고, 공용세탁기로 빨래를 돌리며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광주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준공 승인이 한 달 넘게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허씨가 임시로 생활하고 있는 회사 휴게실에서 짐 정리를 하고 있다. 정성욱기자

허씨의 달콤한 신혼의 꿈이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다.

신축된 광주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 아파트에서 2만여개의 하자보수가 발생하면서, 입주일이 예정보다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있어 갈 곳 없는 입주예정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8일 광주시, 해당아파트 주택조합 등에 따르면 시공사 양우건설은 2015년부터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600번지 일대에 1천28세대 규모 아파트를 짓고 있다.

당초 입주예정일은 지난 6월이지만, 2차례 진행된 사전점검에서 하자보수 건이 2만여개 이상 발견되는 등 입주예정자와 시공사가 안전문제를 놓고 갈등하며 준공승인이 연기되고 있다.

입주일에 맞춰 짐을 싼 이들은 내집이 있어도 갈 곳은 없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 조모(34)씨는 친정과 가까이 지내고자 해당 아파트 두 채를 분양 받았지만, 입주가 연기되며 예정에 없던 한 집살이를 준비하고 있다.

조씨는 “아파트 준공이 지연돼 급한 대로 집을 구했지만 시댁식구를 포함해 성인 5명과 아이 2명이 30평대 아파트에서 같이 지내야 한다”며 “저야 그렇다 쳐도 신랑은 마냥 편하지 않을 텐데 괜히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아파트를 구하지 못해 원룸을 전전하기도 했다.

김모(38)씨는 6평짜리 원룸에서 가족 4명이 한 달을 버텼다.

짐을 둘 공간은 엄두가 안 나 아예 돈을 지불하고 컨테이너에 맡겨놓은 상태다.

김씨는 “하자가 개선되고 곧 승인이 나겠거니 싶어 급한대로 원룸으로 들어왔는데 이렇게 장기전이 될 줄은 몰랐다”며 “언제 승인이 날지 몰라 대부분 짐을 풀지 않은 채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입주를 거부하는 예정자들은 방화문 부실, 침수, 발암물질 발생 가구 등 입주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하자가 발견됐다며 해결 전까지는 입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양우건설 측은 모든 제품은 인증된 제품이며, 경기도품질점검 등을 통과한 아파트라고 맞서고 있어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조합 측은 250여세대가 준공승인 지연으로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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