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환경부·미군 얽혀 있어 청와대·총리실 차원 문제 풀어야"
경기도청 관련부서 합동회의 제안도
이재명 도지사가 경기북부의 미반환 미군 공여지를 찾아 사안 해결을 촉구했다.
9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첫 월례조회를 마친 후 동두천 반환예정 미군 공여지 캠프 모빌을 찾는 등 경기북부 주요 현장점검에 나섰다.
동두천시에는 헬리콥터라고 불리는 20만8천756㎡ 규모의 캠프 모빌 외에도 케이시, 호비, 캐슬, 님블, 짐볼스 훈련장이 위치해 있고 그 중 캐슬과 님블기지만 반환이 진행돼 개발 추진 중이다.
현재 동두천시와 경기도는 수해 예방을 위해 모빌 일부 부지 1만2천232㎡가 포함된 신천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91억 원의 도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모빌기지의 환경부 환경기초조사 이후 후속절차 이행이 부진해 반환이 지연되고 있다.
반환이 이르면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곳에 예정된 수해예방 사업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사업부지 인근인 동두천동 531-18번지 일대를 방문해 신천하천 환경 정비사업 실태를 고재학 동두천 부시장 등을 통해 보고 받았다.
고 부시장은 “시 전체 면적 중 42%가 미군에 의해 점령됐다. 이곳 일대에는 동두천이라는 하천이 지나가고 있는데 시민들은 67년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이곳에 3만명이 미군이 주둔해 먹고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3천명이 쓰고있다”며 “우리 시는 이처럼 상황이 어려워 중앙정부와 경기도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배고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군이 철수하면 환경부에서 오염조사를 진행하고 이 결과를 미군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는데 미군은 전 세계적으로 자체 정화를 진행한 후 기지를 반환한 적이 없을 뿐더러, 미군과 국방부, 환경부가 서로 미루는 상황”이라며 “우리 시는 공사구간만 해결되면 되는데 환경부 측에서는 모빌 전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3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예산도 확보됐지만 국방부, 환경부, 미군 등이 얽혀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 문제는 1개 부서에서 담당할 일이 아니고 청와대나 총리실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며 “실행가능한 안을 건설국 중심으로 기조실 환경국 등에서 만들어야 한다. 조만간 문제점과 해결안에 대해 관련부서들끼리 모여 협의하자”고 합동회의를 제안했다.
한편, 이 지사가 방문한 곳은 2011년 7월 이틀 간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기지 경계에 있는 도로가 물에 잠기고 의경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곳이다.
서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