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환경부·미군 얽혀 있어 청와대·총리실 차원 문제 풀어야"
경기도청 관련부서 합동회의 제안도

▲ 8일 이재명 지사가 동두천 반환예정 미군 공여지인 캠프 모빌부지를 방문해 미군·국방부·환경부 간 핑퐁으로 수해 예방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는 청와대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지사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합동회의를 제안했다. 신천하천 환경 정비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있는 모습. 서희수기자

이재명 도지사가 경기북부의 미반환 미군 공여지를 찾아 사안 해결을 촉구했다.

9일 경기도청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첫 월례조회를 마친 후 동두천 반환예정 미군 공여지 캠프 모빌을 찾는 등 경기북부 주요 현장점검에 나섰다.

동두천시에는 헬리콥터라고 불리는 20만8천756㎡ 규모의 캠프 모빌 외에도 케이시, 호비, 캐슬, 님블, 짐볼스 훈련장이 위치해 있고 그 중 캐슬과 님블기지만 반환이 진행돼 개발 추진 중이다.

현재 동두천시와 경기도는 수해 예방을 위해 모빌 일부 부지 1만2천232㎡가 포함된 신천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491억 원의 도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모빌기지의 환경부 환경기초조사 이후 후속절차 이행이 부진해 반환이 지연되고 있다.

반환이 이르면 내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곳에 예정된 수해예방 사업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이날 이 지사는 사업부지 인근인 동두천동 531-18번지 일대를 방문해 신천하천 환경 정비사업 실태를 고재학 동두천 부시장 등을 통해 보고 받았다.

고 부시장은 “시 전체 면적 중 42%가 미군에 의해 점령됐다. 이곳 일대에는 동두천이라는 하천이 지나가고 있는데 시민들은 67년동안 사용하지 못했다. 예전에는 이곳에 3만명이 미군이 주둔해 먹고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3천명이 쓰고있다”며 “우리 시는 이처럼 상황이 어려워 중앙정부와 경기도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도 배고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군이 철수하면 환경부에서 오염조사를 진행하고 이 결과를 미군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되어있는데 미군은 전 세계적으로 자체 정화를 진행한 후 기지를 반환한 적이 없을 뿐더러, 미군과 국방부, 환경부가 서로 미루는 상황”이라며 “우리 시는 공사구간만 해결되면 되는데 환경부 측에서는 모빌 전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2~3년이 더 소요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는 “예산도 확보됐지만 국방부, 환경부, 미군 등이 얽혀 핑퐁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 문제는 1개 부서에서 담당할 일이 아니고 청와대나 총리실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며 “실행가능한 안을 건설국 중심으로 기조실 환경국 등에서 만들어야 한다. 조만간 문제점과 해결안에 대해 관련부서들끼리 모여 협의하자”고 합동회의를 제안했다.

한편, 이 지사가 방문한 곳은 2011년 7월 이틀 간 5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기지 경계에 있는 도로가 물에 잠기고 의경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곳이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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