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펜타포트서 솔로 무대…멤버 체스터 베닝턴 사망 딛고 새 앨범

▲ 록밴드 린킨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11일 인천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록밴드 린킨파크의 보컬 체스터 베닝턴이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린킨파크는 깊은 침묵속으로 침전했다. 그해 10월 열린 추모공연이 세상과의 마지막 소통이었다.

 약 1년이 흘렀다. 린킨파크의 래퍼 마이크 시노다(41)가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솔로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Post Traumatic)을 들고서다.

 지난 11일 '제13회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로 내한한 그를 인천 송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나이가 무색하게 맑은 눈망울에서 진정성이 읽혔다. 그는 친구를 잃은 슬픔, 충격을 극복한 과정을 차분히 털어놨다.

▲ 록밴드 린킨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11일 인천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다시 음악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했다.

 "2주 동안 집에만 있었죠. 집 밖으로 나와 스튜디오로 간 건 언젠가는 음악을 다시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늦출수록 나중에 더 힘들어질 것 같았어요."

 그는 "처음엔 앨범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상실의 고통을 치유하는 '아트테라피'의 일환이었다. 피아노 뚜껑을 열어 즉흥 연주를 하고, 컴퓨터에 모아둔 데모곡을 다시 들여다봤다. 그게 모여서 노래가 됐고, 결국 앨범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앨범은 그가 본명으로 낸 첫 작품. 솔로 프로젝트 '포트 마이너'로 활동한 적은 있지만 '마이크 시노다'를 전면에 내세운 적은 없었다. 이번엔 매우 개인적인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이름을 썼다고 한다.

 '포스트 트라우마틱'의 수록곡은 어둡게 시작해 후반부로 갈수록 밝아진다. 시노다는 "먼저 완성한 곡부터 앞쪽에 담았다. 8번 트랙 '크로싱 어 라인'(Crossing aLine)이 중간쯤 있는데, 그 곡을 만들 때가 '이제 희망을 가져야겠다'고 느낀 순간"이라고 말했다.

▲ 록밴드 린킨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11일 인천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팬들이 너무 슬퍼하지 않기를 바랐다. 베닝턴 사망 후 팬들과 만날 때마다이런 메시지를 전했고, 음악을 통해 카타르시스와 치유의 힘을 전하는 게 자신의 소명이라고 했다. 또 "기회가 될 때마다 늘 말하지만 (정신이 힘들 때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가듯이 꼭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린킨파크 활동중단 후 시노다가 홀로 무대에 선 첫 나라다. 그만큼 한국과의 인연은 깊다. 린킨파크의 DJ 조 한은 한국계 미국인이며 이들은 2003년, 2007년, 2011년 세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팬들은 'LINKIN PARK'를 한국식으로 바꿔 '박인긴'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린킨파크의 활동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당장 답하긴 어려운 듯했다. 시노다는"아직 계획은 없지만 정해지는 대로 발표하겠다. 당분간은 솔로로 아시아, 유럽, 미국 투어가 있다.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활짝 웃으며 "물론(Sure)"이라고 답했다. 연합

▲ 록밴드 린킨파크의 마이크 시노다가 11일 인천시 송도 쉐라톤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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