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합니다.”

정광철(67)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 협동조합장은 전면 재검토 논의가 진행 중인 현대화사업을 기존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지난달 취임 후 장석현 청장 시절부터 진행된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화사업 협동조합 일부 상인들이 최근 조합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 청장이 사업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한 것이다.

이 청장의 발언 이후 협동조합 상인들은 기존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과 법인 설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정 조합장은 “일부 상인들이 시작도 하지 않은 현대화사업을 두고 건물 공사비를 빼돌린다는 식의 유언비어를 퍼트려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며 “건축 허가 신청까지 했는데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청장이 나를 비롯한 조합 대표 5명과 제대로 대화도 하지 않았다”며 “일부 상인들의 민원을 의식해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한 것인데,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 간 갈등이 심해지자 조합은 최근 임시 총회를 열고 조합 집행부의 변화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상인 237명 중 128명(54%)이 ‘현 체제 유지(기존 계획대로 추진)’에 표를 던졌다.

조합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상인은 107명(45.1%)으로 집계됐다.

찬반 투표로 기존 계획으로 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조합원 간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정 조합장은 “기존 설계대로 건축 허가가 떨어지면 부분적으로 공사해서 올해 연말까지 시장을 신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상인들의 주장대로 조합 설립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현대화 사업은 늦어지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의 고통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인들의 갈등을 막고 잡음 없이 구정을 운영하고 싶은 이 청장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소수의 의견을 전체 이야기로 받아들여서 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난해 3월 소래포구 어시장이 불에 탄 이후 현대화 사업이 논의된 지 1년 6개월이 넘었다. 그동안 생계가 끊긴 상인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조합장은 “상인들과 소래포구 어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더는 소모적인 논쟁이 없어야 한다”며 “하루빨리 상인들 재정착할 수 있도록 구청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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