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은 경기남부지역에서 가장 먼저 3·1만세운동이 벌어진 곳이자 가장 격렬하게 항거한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를 기념하는 조형물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평택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수일 상임위원장은 16일 기념탑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찍부터 몸에 밴 저항정신으로 이 나라 민주화의 선봉에 섰던 젊은 날을 뒤로 하고 고향 땅 평택에 내려왔을 때 그는 통탄해 마지 않았다.

평택의 3·1만세운동이야말로 그 시점이나 규모에서 의미가 컸지만 정작 주변 지역과 비교하면 그 일을 기념하는 사업은 형편없었기 때문이었다.

“충남 예산에서 열리는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행사에 방문할 적마다 울화통이 치밀어 올랐어요. 당시 평택에는 관련 사업이 전혀 없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펼치려 노력했지만 2013년에 와서야 겨우 3·1운동 표식을 세우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죠.”

그는 평택의 3·1만세운동이 전국 어느 곳 보다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평택은 3월 9일에 만세운동을 벌였습니다. 용인이 3월 28일, 안성이 4월 1일 순차적으로 만세운동을 펼친 것에 비해 훨씬 더 앞섰죠. 경기남부지역에서는 최초였습니다.”

정 위원장은 시기적 요인뿐만 아니라 그 범위와 만세운동에 참여한 인원 또한 가장 많았다는 것이 평택 3·1만세운동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각계각층의 민초들이 한데 모인데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평택역에 3천여 명에 달하는 엄청난 인원이 운집한 일도 역사적인 일대 사건이라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이를 기리기 위해 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3만1천390명의 시민을 기념사업에 동참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다졌다.

“기념탑은 100주년이 되는 내년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건립해야 합니다. 사회 분야별로 광범위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또한 너무도 당연한 일 입니다.”

그는 100주년기념사업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 사업을 기점으로 더욱 광범위한 기념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100주년기념사업과 공원 조성이 평택의 3.1운동을 기념하는 모든 사업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평택 전역 30여 곳에서 만세운동이 일어났는데 조사를 통해 그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표식을 세우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목표입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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