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문제로 잡음이 일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포천 호국로 기념비가 결국 이전된다.

16일 포천시에 따르면 국도 43호선 축석고개 입구에 위치한 전 전 대통령의 호국로 기념비가 포천시 문화재를 가리고 있고 시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전을 결정했다.

기념비는 시민단체인 포천진보시민네트워크를 비롯한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철거를 요구했지만 의정부국토관리사무소와 포천시간 시설 관리 주체 문제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1987년 12월 세워진 기념비에는 전 전 대통령의 친필 글씨로 호국로(護國路)가 새겨져 있다.

국도 43호선이 완성되면서 높이 5m, 폭 2m의 기념비와 함께 세워진 경위를 설명하는 현판이 세워졌다.

현판에는 “개국이래 수많은 외침으로부터 굳건히 나라를 지켜온 선열들의 거룩한 얼이 깃든 이 길은 전두환 대통령 각하의 분부로 건설부와 국방부가 시행한 공사로써 ‘호국로’라 명명하시고 글씨를 써주셨으므로 이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시민단체는 “군사반란과 내란의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죄자이며 헤아릴수 없는 범죄와 불법적으로 조성한 재산도 환수되지 못했음에도 (전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면서 “범죄자인 사람의 뜻을 후세에 전하라는 것은 아이들의 교육에도 맞지 않는다”며 철거를 주장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이전 주체 결정이 길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 문제가 방치되면 안된다는 판단으로 시가 조치하기로 했다”면서 “하반기에 이전지가 최종 선정되면 기념비를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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