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부모와 같은 분"…민주·평화 대거 참석 '적통 경쟁'
민주 당권주자·김경수·이재명 참석…동교동계 원로들 한자리에

▲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9주기를 맞아 18일 거행된 추도식에 여야 5당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총집결, '김대중 정신'을 기렸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는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문 의장은 추도사에서 "생아자(生我者)도 부모고 지아자(知我者) 또한 부모와 다르지 않다"며 "정치인 문희상을 낳아준 대통령님은 제 정치 인생 40년의 시작이자 끝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1979년 동교동 지하 서재에서 대통령님을 처음 뵙고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며 "1997년 12월 19일 대통령에 당선되신 그날 이후 저의 삶은 덤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아온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국회의장이 돼 대통령님 앞에 섰다"며 입법부 수장이 됐음을 보고하기도 했다.

문 의장은 "협치를 통해 의회주의가 만발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님의 의회주의 정신을 받들어 뚜벅뚜벅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이희호 여사가 문희상 국회의장의 추도사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추도식에는 마치 김 전 대통령의 '적통 경쟁'이라도 하듯 민주당과 평화당 인사들이 대거 몰렸다.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는 물론 당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영길·김진표·이해찬 후보(기호순), 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김해영·유승희·설훈 후보, 그리고 현역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자리했다.

평화당에서는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박지원 의원, 천정배 의원,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의원 등이 추도식장을 찾았다.

또한 평화당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과 한화갑 전 의원, 김대중정부와 박근혜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실장,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원로들도 빼곡히 자리했다.

▲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측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한병도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환을 보내 김 전 대통령의 넋을 기렸다.

또한 이날 특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 김영록 전남지사의 모습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전 의원은 추도사에서 "최근 꿈에 아버님이 잔디밭에서 나를 바라보며 한없이 웃고 계셨다"고 소개한 데 이어 "그날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발표됐다. 아버지께서 그 소식을 알고 하늘에서도 기뻐하셨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10주기에는 아버지 영전에 더 기쁜 소식을 많이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추도식 이후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의 헌화와 분향도 이어졌다.

주로 민주당과 평화당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직접 분향을 해 눈길을 끌었다. 작년 8주기 추도식 당시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추도식에만 참석하고 분향하지 않았다.

추도식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도 휠체어를 탄 채 참석했으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행사 도중 자리를 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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