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3명. 남자 뮤지컬 배우 중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공연의 세계로 돌아오는 비율이라고 한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 황형석(32) 씨는 3명만이 선택한다는 어려운 길로 다시 돌아왔다.

뮤지컬 배우 황씨는 28살 군 제대 이후 4년만인 오는 10월 뮤지컬 ‘신유연가’의 앙상블로 복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황씨는 19일 “쉬는 기간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가족뮤지컬을 계속 했지만 기성극에 대한 갈증이 컸다”면서 “이렇게 연습을 할 수 있는 날들이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황씨가 앙상블로 참여하는 뮤지컬 신유연가는 18세기 말 신유년에 일어났던 신유박해를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당시 유교사회에 대한 위협이 되는 진보적 정책을 두고 벌어지는 권력다툼 속에서 대립되는 집안에 각각 속한 연인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룬다.

황씨는 “주요 역할 10여명과 앙상블을 합치면 30명가량 되는데 이 안에서 배역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경쟁도 치열하다”면서 “그런 팽팽한 분위기와 실력을 어필하기 위한 눈치게임조차도 지금은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문화공연 붐이 일던 부천에서 노래대회에 나가면서부터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대회 입상을 계기로 청소년극단 ‘연우천’에 입단했고 중앙대학교 연영과를 졸업하고, 군 입대 전 까지 뮤지컬 겨울연가와 인당수사랑가, 오페라 투란도트를 뮤지컬화한 뮤지컬 투란도트 등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그런 황씨의 굴곡점은 군 제대 이후였다. 생업을 위해 프로모션 가게에서 초콜릿을 팔고 복권방에서도 일을 해봤다. 복권방 한켠에서는 빵도 팔아봤다고 했다.

대형뮤지컬도 월 150만~200만 원의 수입에 그치는 환경에서 소형 뮤지컬로는 생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황씨가 다시 꿈에 도전하게 된 것은 탑글래스 뮤지컬 배우인 홍광호를 롤모델로 삼게 되면서다.

중앙대 5기수 선배인 홍광호 배우를 보며 황씨는 도전할 목표를 얻게 됐다고 했다.

황형석씨는 “선배인 홍광호 배우가 롤모델로 목표도 그분이 맡은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의 돈키호테 역할”이라면서 “도전에 힘이 부치게 되면 ‘나 자신을 믿어라. 내가 최고다’라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불어 넣으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씨가 앙상블로 참여하는 창작뮤지컬 신유연가는 오는 10월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조윤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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