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하이스트

요나스 본니에르│생각의날개│456페이지



스웨덴 작가 요나스 본니에르의 첫 장편소설 ‘헬리콥터 하이스트’는 2009년 스웨덴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을 토대로 소설화한 작품이다.

범인들과의 인터뷰, 사건 현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통해 6개월간의 사건 공모와 탈주까지를 흥미진진하게 재구성 했다.

이 사건은 당시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놓았을 뿐 아니라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강도 사건 중 탑으로 꼽히기도 했을 만큼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추후 도망친 범인들이 잡히긴 했지만 돈의 행방은 결국 미궁에 빠지고 만다. 이 흥미진진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작가 요나스 본니에르는 범인 한 명 한 명의 성격과 뛰어난 심리묘사를 통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재탄생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잠시라도 손에서 책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2009년 9월23일 날이 채 밝기도 전인 오전 5시,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건물 옥상에 헬기 한 대가 나타난다. 이 건물은 보안업체 G4S의 현금보관소로 스톡홀름 교외에 살던 네 명의 청년이 작은 공항에서 헬리콥터를 훔쳐 현금이 있던 빌딩에 접근했다. 이들은 건물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폭발물을 이용해 출입문을 열었다.

당시 경찰이 바로 출동했지만 범인들이 엄청나게 중무장했을 거란 생각에 바로 공격하지 못하고 윗선의 지시만 기다려야 했다. 그사이 대범한 범인들은 현금을 잔뜩 챙겨 공중에서 대기 중이던 헬리콥터를 타고 유유히 달아났다. 스웨덴 경찰은 황급히 경찰 병력을 투입하지만 괴한들이 미리 깔아놓은 마름쇠에 의해 차바퀴에 구멍이 나는가 하면 헬리콥터를 이용해 추격하려 하지만 헬리콥터 옆에 놓인 ‘폭탄’이라 적혀 있는 상자 때문에 헬리콥터 근처에는 가지도 못한 채 결국 강도들을 눈앞에서 놓치고 만다.

잠시 후 범인들이 사용한 헬리콥터는 버려진 채 발견되고, 범인들은 현금을 챙겨 탈주했다. 범인을 찾을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어 경찰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범인들에게 100만 달러의 현상금이 달렸고, 추후 범인들이 잡히긴 했지만 범인들은 자신들의 범행에 대해 일절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 너무나 평범한 청년들의 대범한 행각으로 당시 스웨덴 국민들에게는 영웅처럼 여겨졌다.

국적도 살아온 환경도 다른 네 명의 청년들이 벌인 전대미문의 ‘헬리콥터 강도 사건’을 토대로 쓰여진 이 소설은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작가적 상상력을 입혀 각각의 인물이 이 강도 사건에 투입하게 된 계기, 어마어마한 사건을 공모하는 과정, 긴박했던 사건 현장뿐 아니라, 이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과 검찰, 국가 고위 관계자들이 어마어마한 사건에 대처하는 과정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범죄 스릴러 헬리콥터 하이스트는 블랙 코미디 같은 황당무계한 사건의 전말과 미궁에 빠진 돈의 행방을 좇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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