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가 조성한 향토문화자원에 관리인이 배정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개방되지 못하고 방치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시에 따르면 시는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정태진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석인 정태진 기념관’을 2004년 조성한 뒤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파주시 금촌동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목조의 ‘ㄱ자형 구조물’ 두 채로, 내부에는 선생과 관련된 사진, 기사, 책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시는 기념관 관리를 위해 무인경비시스템 설치했고 공공근로 인력을 상주시켜 출입문 개폐를 담당하도록 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중순께부터 기념관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념관 관리를 담당했던 공공근로자의 근무기간이 만료돼 출입문 개폐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한 시 담당 부서는 올해도 공공근로를 주관하는 해당 과에 인력을 요청했지만 배정받지 못했다.

공공근로 예산이 줄어들어 인력이 감축됨에 따라 정태진 기념관은 인력 배치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차선책으로 기념관 바로 옆에 위치한 중앙도서관에 출입문 개폐만이라도 맡겨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상주 관리인이 없는 상태에서 개방했다가 화재 등이 발생할 경우 폐쇄에 따른 비난보다 더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기념관이 목조건물이라 상주 관리인이 없는 상태에서 개방하면 화재 등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는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달께 시작되는 노인일자리 사업 관련 인력을 배치받아 기념관을 다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고된 사안인데도 미리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바람에 향토문화자원을 두달째 방치하고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은 잘못됐다는 여론이다.

한편, 1903년 파주시 금촌동에 태어난 정태진 선생은 1942년 일명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2년간 옥로를 치르는 등 독립운동에 참여한 공로가 인정돼 1962년 건국공로 훈장을 받았으며, 1997년 11월과 1998년 10월 이 달의 문화 인물로 선정되기로 했다.

허일현·김현수기자/hur20027@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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