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등친 탈북자' 조직적 투자유치 확인…피해규모 '눈덩이'

   
▲ 귀환국군용사회가 서울지방경찰청에 제출한 고소장

‘성공한 탈북자의 상징’으로 알려진 한성무역 대표가 탈북자들로부터 수백억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채고 중국으로 달아났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금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탈북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또 한성무역 대표는 탈북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홍보팀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귀환국군용사회는 27일 “중국에서 최근 사라진 H사 대표 한모(49)씨가 북에서 탈출한 국군 용사 10명으로부터 투자금 28억원을 받아 잠적했다”며 한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귀환국군용사 회원들은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3억원을 H사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귀환국군용사회 회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탈북자들의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별도의 홍보팀을 구성해 운영하는 등 조직적인 투자유치를 벌였다.

용사회원들은 40대 여성 2명이 홍보팀이라며 찾아와 계약서 등을 내밀고 끈질기게 투자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들은 보험영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탈북자들을 찾아다니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투자금의 1.5%를 매달 수익으로 돌려주겠다고 피해자들에게 약속했으며, 한 대표의 직인이 찍힌 계약서로 직접 투자금을 받아 가거나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회원들이 투자금을 건네고 실제로 매달 일정 수익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탈북자들 가운데 투자를 하겠다며 나선 이들이 늘어났다.

귀환국군용사회장은 “고령의 노인들이 조금의 생활비라도 벌기 위해 투자를 했다가 이런 상황을 겪고 있다”며 “정부 등이 나서서 해결해 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쟁에 참전해 포로가 됐다가 2000년 이후 북한에서 탈출한 참전 용사는 80명이며, 이 중 48명이 생존해 있다.

이들은 한국에 정착할 때 정부로부터 5억원가량의 지원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지난 19일 중국 선양(瀋陽)으로 출장을 갔다가 22일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탈북자 단체들은 한씨가 탈북자 400여명으로부터 투자원금 100억여원을 받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씨는 최근 회사 직원 11명으로부터 “수익금 15%를 주겠다고 속여 회사 운영자금 명목으로 5억3천530만원을 가로챘다”며 파주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함경북도 출신으로 탄광에서 일하던 한씨는 2002년 국내에 들어와 2003년 5월 생필품 등을 수출하는 한성무역을 설립하고 직원 대부분을 탈북자로 채용해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송주현·박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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