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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문화재단은 3일 성남아트센터 미디어홀에서 가부장이라는 이름의 아버지를 돌아보고 아버지에 대해 사유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아버지의 이메일’을 스크린에 올린다.

2014년 4월 개봉한 ‘아버지의 이메일’은 1934년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2008년 세상을 떠난 홍성섭씨 얘기로, 딸이자 이 영화의 감독인 홍재희에게 보낸 43통의 이메일을 바탕으로 아버지으 75년 삶을 돌아보는 내용을 담았다.

‘컴맹’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일 년간 둘째 딸인 홍 감독에게 마흔세 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다시 열어본 메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버지가 가족 모두에게 건넨 자신의 이야기였다.

6.25 전쟁, 월남전, 88올림픽 그리고 아파트 재개발 광풍까지 등등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질곡마다 아버지의 발자국은 작지만 분명한 흔적을 남겼다.

그리고 당신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 가족의 삶도 함께 흔들렸다. 당신의 삶은 나의 가족사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시간이었다. 아버지는 어떻게 살았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리고 왜 우리는 그에게 한번도 묻지 않았던 것일까.

이 이메일이 감독을 울린 이유는 그렇게 낱낱이 기록된 고난의 개인사 때문만이 아니다. 컴퓨터와 친하지 않았던 아버지가 자판을 두드리며 오로지 자신의 딸에게 세상의 진실,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자 한, 아픈 부성이 고스란히 전해져와서다. 세상의 변화는 아버지 세대와 어떻게 소통하고 화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재단 관계자는 “이 영화는 개봉전인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으로 가부장이라는 이름의 아버지라는 존재를 돌아보고 한국 근현대사 속의 아버지를 가족사를 통해 성찰한다”며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고계신 그 분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온전한 가족을 위한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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