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추가 신설 금지 약속 어기고 있다" 강력반발...민-민갈등 우려

성남시가 지하철 신분당선에 ‘백현역(가칭)’ 신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수원 광교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광교 주민들은 ‘국토교통부가 2014년 미금역을 신설하면서 추가로 역사를 설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있다’며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특히 용인시민들과도 연계, 백현역 신설을 저지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성남시는 지난 9일 성남도시개발공사, 두산건설(주), 네오트랜스(주) 등과 백현지구 MICE 산업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역사신설 및 복합 상업시설 추진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은 신분당선에 백현역사를 신설해 MICE단지 교통 인트라 구축과 대중교통 접근성 편의를 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성남시는 11일 백현역의 경우 신분당선 노선 중 정자역과 판교역 사이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시의 이같은 입장이 알려지자 광교 주민들은 ‘독단·일방적 행동’이라고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 주민은 10일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백현역사 설치에 대한 반대서명 운동에 돌입한데 이어 국토부에 관련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예반발이 거센 상황으로, 자칫 민―민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교 주민들이 반발하는 주된 이유는 신분당선에 백현역이 설치될시 광교~강남 간 소요시간이 30분대가 아니라 40분대로 증가, 이에 따른 불편을 자신들이 떠안게 된다는 것이다.

최성호 인터넷 카페 광교입주자총연합회의 운영자는 “과거 미금역 신설을 하면서 국토부는 추가 역사를 설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백현역 신설은 이같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해당한다”며 “대중교통이 부족하면 버스노선 증설로 문제를 해결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에도 미금역 신설 때 처럼 밀실행정으로 밀어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서명운동은 물론 동일한 피해를 볼수 있는 용인 주민들과도 연대해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광교주민들의 움직임에 대해 성남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회피했다.

홍성모 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은 “아직 구상단계지만 백현역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수원, 용인주민들의 설문조사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국토부는 백현역 신설에 대해 별도로 검토·계획하거나 요청받은바가 없다는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따라 성남시는 국토부와 사전 조율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셈으로, 광교 주민들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최용현 국토부 광역도시철도과 사무관은 “성남시의 발표를 보고 백현역 신설계획을 알았다”며 “사전 협의나 계획과 관련해 요청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선시간이 증가하면 기존 이용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며 “추진 전 타당성 여부와 주민들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영기자/jty1414@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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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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