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매입한 부동산투자회사, 버스업체 임대료 15배 인상 통보
대원고속 "돈 없어 땅 매입불가...다음달부터 도로변에 버스 정차"
市 "소유주 권리행사 못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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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투자회사의 횡포로 송탄시외버스공영터미널 패쇄이전이 예고된 가운데 17일 오후 송탄시외버스공용터미널 승차장에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다. 노민규기자
20년간 운영된 평택 송탄시외버스공용터미널이 폐쇄될 위기다. 터미널 부지 중앙을 경매로 낙찰받은 부동산투자회사 B업체가 이 곳을 이용하는 버스업체(대원고속)에 연 임대료를 15배 인상한다고 통보해서다. 터미널이 폐쇄되면 하루 1천100여명의 시외버스 이용객의 피해가 예상된다.

평택시 지산로 25 송탄시외버스공영터미널(2천605㎡)부지 중앙 땅 639㎡를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B업체는 최근 대원고속에 부지 임대료를 연 500만원에서 7천482만원으로 1천496%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B업체는 그동안 대원고속이 이 부지 이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1억2천만원 상당의 ‘토지 침범에 따른 손해배상 지급 조정위반 소송’등 여러 건의 소송도 제기했다.

대원고속은 다음달부터 임시로 현 터미널 맞은편 건물 1층 105㎡(32평)을 임대해 매표소와 대기실로 사용하고 편도 2차선 도로변 28m 길이의 버스정류장을 40m로 늘려 버스를 정차시킬 계획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도로 임시 사용승인은 해줬지만 버스 3대가 겨우 주차할 만한 공간에 19개 노선, 210대의 노선버스를 비롯해 공항버스까지 주·정차할 경우 이 일대 극심한 교통 혼잡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 터미널에서는 서울, 동두천, 대전, 광주, 원주, 충주, 제천, 강릉, 속초, 김포공항, 인천공항 등 19개 노선이 하루 210회 운행한다. 하루 1천100여명이 이용한다.

이 터미널은 지난 1989년 건립됐다. 전체 7개 필지(2천605㎡)로 된 터미널 부지 토지주가 각각 다른데, B업체는 2014년 공매에서 터미널 정중앙 토지를 4억1천여만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원고속 관계자는 “B업체가 이 땅을 사라고 요구했지만 지금도 적자이기 때문에 매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고, 평택시 관계자는 “적법 절차를 거쳐 토지를 취득한 소유주가 권리를 행사한다는데 어쩔 수 없다. 대원고속에 8억원에 매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가 이 땅을 대신 매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윤태 시의원은 “평택시가 터미널 부지를 모두 매입해 주차장과 터미널로 운영하면 구도심권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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