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박합니다. 이제 투잡을 뛰는 건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에요.”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이 소상공인 119민원센터에 접수된 민원내용을 설명하면서 한 말이다.

해당 민원은 모든 재산을 털어 프랜차이즈 식당을 열었는데 장사도 여의치 않은 데다 그 와중에 인건비도 올라 어려움을 겪는다는 한 소상공인의 하소연이다.

이 회장은 “그 민원인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알바를 줄이고 아침에는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고 저녁에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소상공인들에게 닥친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소상공인 119민원센터는 지난 13일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지지와 더 많은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경기도청 앞 공터에 문을 열었다.

15일 오후 1시께 찾은 119민원센터는 광복절 휴일과 불볕더위가 겹쳐 민원인뿐 아니라 통행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이 회장과 진병란 시흥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의 절박함을 알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무심히 돌아가는 선풍기 한 대와 미지근하게 데워진 물에 의지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시께 119민원센터를 방문한 조모(64)씨는 “지금 요양 보조일을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올라 근무시간이 4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 임금도 같이 줄었다”면서 “시간은 줄었는데 업무량은 변한 것이 없어서 오히려 정신적, 육체적으로 더 힘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진 회장은 “소상공인뿐 아니라 최저임금으로 일하는 노동자 역시 실질임금이 줄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이 나올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자신의 거래처 역시 직원에게 3개월분의 월급을 지급할 테니 더 이상 나오지 말라고 한 사례도 있다”며 “최저임금 상승이 소상공인뿐 아니라 최저임금 노동자에게도 위협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정부는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문제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소상공인과는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최저임금위원회에 추천권도 없고,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없었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이는 700만 소상공인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짚은 뒤, 절차의 정당성과 진정성있는 소통을 요구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차등화 적용방안은 뒤로한 채 꺼내 든 임대료와 카드수수료 인하 카드는 해결책이 될 수 없고, 따라서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28일까지 전국 각 지역에서 소상공인 119민원센터를 운영한 뒤 이튿날 서울 광화문에서 총 궐기에 돌입할 에정이다.

안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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