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댓글조작 공모 혐의·증거인멸 가능성 모두 인정 안해
특검 1차 수사 기간 마무리 수순…영장 재청구 어려울 듯
특검 "법원 결정에 얽매이지 않는다" 수사 계속 방침

▲ '드루킹' 여론조작 지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8일 새벽 영장이 기각되자 대기 중이던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 위기를 벗어났다.

18일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공모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을 종합해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특검이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거론한 대부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참관한 뒤 사용을 승인했다며 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2016년 12월∼올해 2월 드루킹이 네이버 기사 7만5천여개의 댓글 118만개에 약 8천만번의 호감·비호감 부정클릭을 하는 데 김 지사가 공모했다고 본다.

▲ '드루킹' 여론조작 지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8일 새벽 영장이 기각되자 대기 중이던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법원은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이 없으며 드루킹의 댓글조작 사실 자체도 몰랐다는 김 지사의 일관된 항변에 신빙성을 부여했다.

김 지사가 현직 도지사인 점, 그간 특검 소환조사에 충실히 응하고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한 점 등도 불구속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영장기각 50분만인 오전 1시 30분께 대기하던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데에 다시 한 번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으로서는 수사 '본류'에 해당하는 김 지사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오는 25일 1차 수사 기간 60일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은 수사 기간이 일주일에 그치는 점을 고려할 때 보강 조사를 통한 영장 재청구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1차 수사 기간이 끝난 뒤 30일을 연장하는 방안 역시 명분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법원의 결정에 얽매이지 않고 계획한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 안팎에서는 특검이 한 차례 참고인 조사를 한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처리 방향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합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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