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소음때문에 창문도 뭇열어" vs 반 "단지앞 정류장 안전·편해"
아파트주민들 세번째 설문조사 의견 정리 후 시청에 전달 계획

의정부시 한 아파트 앞 버스 노선 변경과 관련해 주민들의 찬반 의견대립이 팽팽하게 나눠져 갈등을 빚고 있다


버스 정류장 인근 아파트 동에 사는 주민들은 소음공해 때문에 버스 노선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반면, 버스 정류장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들은 아파트 앞에서 바로 버스를 탈 수 있어 버스 노선 변경을 반대하고 있다.

16일 의정부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신곡동 767-1번지에 위치한 삼성래미안진흥 아파트는 총 832세대, 20층 9개동으로 2002년 입주가 시작됐다.

아파트 인근에는 경전철 경기도청북부청사역이 있고 서울 노원역으로 가는 72-1번 버스가 경유해 교통이 편리한 위치다.

그러나 아파트 바로 앞에 위치한 버스정류장과 근접한 101동, 102동, 103동 주민들은 10분마다 1대씩 정차하는 72-1번 버스 소음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버스가 지나다니면서 발생하는 소음 때문에 창문도 제대로 열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당초 이 아파트를 지나는 72-1번 버스는 경기도청북부청사 앞 대로변을 경유하던 노선이었지만 2015년 9월 시내버스와 의정부 경전철 간 환승 연계성을 구축하기 위해 삼성래미안 아파트 정문 앞을 경유하는 노선으로 변경됐다.

버스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해당 도로가 약 15°경사졌기 때문에 버스가 지나가는 순간 가속으로 소음이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또 도로 폭이 좁고 바로 옆에 학원 밀집 건물이 있어 아이들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큰 버스가 지나다니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유모(50·여)씨는 “정류장 바로 옆 동에 살고 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여름인데도 창문을 못 열고 있다. 계속 소음이 나면 차라리 인식을 못할 텐데 이 버스는 10분마다 1대씩 오니까 잊을 만하면 시끄럽다”면서 “거주하고 있는 집이 고층이라 더 시끄럽다. 도청 앞 도로로 노선을 변경하면 걸어가면 10분이다. 그 정도는 걸어가서 타도 되지 않냐”고 말했다.

반면, 현행 버스 노선을 유지해달라는 주민들은 아파트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편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들이 있는 경우 횡단보도를 여러 번 건너 큰 길까지 통행해 버스를 타는 것보다 아파트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주민 김모(40·여)씨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있는 입장에서는 버스정류장이 가까운 게 좋다. 학생들이 횡단보도 몇 개를 지나다 보면 교통사고 등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엄마 입장에서는 굳이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옮겨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버스 소음으로 인한 노선 변경 문제로 이달 세 번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두 번의 설문조사 때도 찬반 의견이 팽팽해 결론내지 못했지만 주민들은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의견을 정리해 시청에 전달할 계획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최대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는 않다. 의견을 취합해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소음 피해 주민이 먼저냐, 길 건너 타는 불편을 겪을 주민이 먼저냐의 문제로 주민들 간의 찬반 의견이 너무 팽팽해 결론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라고 설명했다.

최화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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