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EPA/연합뉴스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을 폭로하면서 ‘미투 운동’을 촉발한 배우 아시아 아르젠토가 과거 10대 남자 배우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배우 겸 록 뮤지션인 지미 베넷은 17세이던 지난 2013년 5월 캘리포니아 주의 한 호텔에서 아르젠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제3자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통해 양측간에 오간 피해보상 관련 문건과 사진 등을 입수했으며 사안을 알고 있는 3명으로부터 관련 문건들이 진짜임을 확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지미 베넷은 17세 생일이 지난 지 2개월밖에 안 된 소년으로 2013년 5월 호텔에서 아르젠토가 자신에게 술을 권한 뒤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다음날 집으로 향하는 길에 혼람스러움과 수치스러움, 역겨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베넷은 아르젠토 측에 정신적 고통, 임금 손실, 폭행 등을 이유로 350만 달러(약 39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베넷에게 1년 반 동안 38만 달러(약 4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르젠토가 지미 베넷과 보상 협상을 벌일 당시 그녀가 폭로한 하비 와인스틴의 성폭행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 미투 열풍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당시 피해자의 변호사가 작성한 문건에는 아르젠토가 성폭력 피해자로 비춰지는데 대해 자신의 고객이 견디기 힘들어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면서도 사건 이후 피해자의 행동에서 모순된 점이 발견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고도 두 사람이 함께 점심을 먹었으며, 한 달 뒤 피해자가 아르젠토에게 ‘보고싶어요, 엄마!!’라는 트위터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는 것. 아르젠토 역시 피해자에게 돈을 지급한 이후인 7월 17일 피해자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점에 비춰 뉴욕타임스는 “해당 문건은 베넷 측 주장을 담고 있다”며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2004년 영화 ‘The Heart Is Deceitful Above All Things‘에서 모자 지간으로 출연한 바 있다. 성폭행 논란에 대해 아르젠토는 동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 법상 합법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나이는 18세다.

한편, 아르젠토는 지난해 10월 잡지 뉴요커에 하인 와인스타인에게 20년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에 안젤리나 졸리, 기네스 펠트로 등 할리우드 여성 스타들이 줄줄이 와인스타인에 당한 피해 사실을 폭로하고 나서며 70명이 넘는 영화 관계자 등이 하인 와인스타인을 고발했고 이것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하비 와인스타인을 향한 미투 운동은 거세졌고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미투 열풍이 일어난 바 있다. 하비 와인스타인은 지난 5월 30일 1급 강간 및 성범죄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정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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