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을 기해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이 전망되면서 도내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경기도농업기술원 내 과수원과 시설하우스에 방풍막이 설치된 모습. 황호영기자
22일 오전을 기해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이 전망되면서 도내 농가들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경기도농업기술원 내 과수원과 시설하우스에 방풍막이 설치된 모습. 황호영기자

 

제19호 태풍 ‘솔릭’이 22일부터 한반도에 상륙해 24일까지 남한 전역을 휩쓸 전망이어서 경기도내 농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솔릭이 예상대로 한반도를 관통한다면 낙과(落果)는 물론 침수, 시설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솔릭은 22일 오전 제주도 상륙 이후 점차 북상해 23일 전남 목포 부근으로 방향을 틀며 24일까지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지역이 솔릭의 직격탄을 맞는 시간은 23일 오전 9시부터 24일 오전 9시께까지로 만 24시간인 셈이다.

이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도내 일선 농가들은 다가올 태풍에 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과수농가의 경우 수확이 얼마 남지 않은 사과, 배, 포도 등 작물을 중심으로 가지 묶기, 지지대 세우기, 방풍망 설치 등에 만전을 기했다.

평택에서 배 농장을 운영 중인 농장주 A씨는 “바람에 찢어질 우려가 있는 가지는 서로 묶고 늘어진 가지는 받침대를 세워놓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번 태풍이 거센 바람을 몰고 올 경우 별다른 소용이 없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가장 확실한 대책은 태풍이 오기 전 미리 열매를 수확하는 것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농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씨는 “배가 완전히 크기까지는 앞으로 열흘 정도 더 필요한데, 조기수확할 경우 상품가치가 떨어진다”며 “낙과를 뻔히 알고도 감수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과의 경우는 한창 생장해야 할 시기라 조기수확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천에서 사과농장을 운영 중인 농장주 B씨는 “이상저온과 폭염 등으로 제대로 달린 과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인데, 태풍의 강도가 세다고 해 걱정스럽다”며 “방풍망 설치 등 할 수있는 조치는 취해놨지만 그저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노지작물, 그중에서도 뿌리작물의 경우 침수피해가 우려된다. 강풍도 문제지만, 집중호우는 작물을 썩게 만들거나 심하면 쓸어내기 때문이다.

안성에서 인삼 밭을 운영 중인 농장주 C씨는 “한창 가뭄이 있다가 갑자기 호우가 몰아치면 토사가 유출돼 삼 자체가 휩쓸려 내려간다”며 “또 강풍은 인삼 줄기를 꺾기 때문에 방풍막과 배수로 정비에 만전을 기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작물들은 초속 15~20m 정도만 되도 쓰러지거나 떨어져나가는데 이번 태풍은 거센 강풍까지 예고하고 있다”며 ”태풍이 지나가는 24일까지 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대응책을 담은 공문과 문자 메세지 등을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농가 등에 지속 발송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황호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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