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식당에 교실과 나눠 급식… 학교급식종사자 업무 두배 늘어, 배치기준 조정 필요성 제기

#수원 곡정초등학교는 기존 식당 급식에서 학교 식당(급식실)과 교실을 모두 이용하는 ‘병행’ 급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이곳 학교에는 1천4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재학 중이며, 교직원을 포함해 급식 인원만 1천600여 명에 달한다. 내년 입학 예정인 학생 수도 2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파악되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급식실 한 차례 증축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용인원이 610명에 불과하다 보니 학생들이 3개 학년 씩 두 차례에 걸쳐 밥을 먹어야 하는 등 불편이 야기돼 결국 병행 방식을 택한 것이다.

#안산 호원초등학교는 수년째 병행 급식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학생 수는 1천60명이 넘어서는데 학생들이 급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좌석 수는 120석에 불과해 2회전 배식을 한다 해도 학생들을 전부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이 때문에 6학년 4개 반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교실에서 급식을 먹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해당 학교 관계자는 “식당이 협소하다 보니 학생들이 교실에서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공간만 된다면 당연히 식당 급식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도 내 일부 학교들이 교내 학생들 급식을 할 수 있는 식당이 마련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간 부족으로 인해 교실과 식당을 같이 운영하는 병행 급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급식을 운영하는 2천392개교 중 교실에서 급식을 진행하는 학교는 566개교, 식당 급식을 진행하는 학교는 1천617개교이며, 교실과 식당을 모두 활용하는 병행 급식을 진행하는 곳은 209개교다.

그러나 병행 급식을 진행함에 따라 학교 급식종사자들이 관리해야 할 대상이 두 배로 늘어나면서 일선 현장에서는 해당 급식 방식에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성남의 한 학교 관계자는 “식당 배식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교실 앞에 배식차를 가져다 놔야 하는 등 병행 급식은 신경 써야 할 업무가 두 배는 더 많아지는 상황인데 인력은 식당·교실 급식을 할 때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으며, 안양의 또 다른 영양 교사도 “식당도 좁은 공간이 아닌데 병행 급식에 따른 추가 집기류까지 치우다 보면 일이 배로 늘어난다”고 했다.

이 때문에 병행 급식을 진행할 경우 급식 방식과 상관없이 학생 수에 따라 정해져 있는 조리종사자 배치기준을 조정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사안을 비롯해 조리종사자 배치기준과 관련한 여러 요구가 있다. 현재 노조 측과 배치기준 관련 협의체가 구성, 이번 주에 1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에는 논의를 마무리 짓고 내년에는 적용할 수 있는 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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