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계기로 시작된 성폭력·성추행 피해 여성들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는 지난 몇 개월간 문화예술계, 종교계, 정치권을 넘어 대학가 등 사회 전 분야로 이어져 우리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학교 현장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부 교사들에게 당한 성희롱, 인권침해 발언 폭로에 나선 것이다. SNS에는 ‘스쿨미투’라는 계정이 생겨 학생들의 피해사례 제보가 줄이었다.

경기도에서도 평택의 모 여중·여고 교사들의 성추행 사실이 SNS를 통해 세상에 알려져 경찰 수사를 통해 가해 교사 5명이 입건되는 등 총 5건이 기소 의견, 2건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이렇게 상반기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한동안 잠잠했던 스쿨미투. 그 스쿨미투가 9월 새 학기를 맞아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광주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라는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이다.

이 외에도 경찰에 신고되지는 않았지만 학생 간 이뤄진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내용이 계속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교생 27.7%는 교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진학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서’ 등의 이유로 해당 사실을 외부로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현재 학생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스쿨미투’를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부와 청소년 관련 세 부처는 학생들의 SOS에 응답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고 한다.

학기마다 ‘스쿨미투’가 불붙고 사후 처벌이 이뤄지는 상황이 이어지기 전 각 부처에서는 학생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예방적 조치, 성에 관한 인식 개선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변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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