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지고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그리고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의 참여하에 영구 폐쇄하기로 했으며,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의 영구폐기와 같은 추가 조치도 하기로 했다”고 설명해 그간 비핵화를 두고 세계에서의 우려를 어느정도 씻어내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영구 비핵화가 머지않았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남북이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일단 이런 문 대통령의 얘기는 나아가서 불안의 씨앗을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했다는 점도 다른 그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남북 군사 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상시적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고 이로서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는 얘기가 괄목상대할 만한 문구다. 사실 문 대통령의 지적처럼 지난 4·27 판문점선언 이후 일련의 변화는 너무나 꿈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우리 눈앞에서 분명히 이행되는 일들이었고 만든 이 길을 완전한 비핵화를 완성해가며 내실 있게 실천해야 할 것이란 이유도 분명해 보인다.

이외의 소식도 들리고 있다. 그것은 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안에 방문하기로 한 일이다. 어쩌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 이러한 방문이 성사될 것으로 뉴스는 전하고 있다. 이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한 최고지도자 방문이 될 것이고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기로 기록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문 대통령의 얘기처럼 평양회담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미국과 북한 공히 양국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서다.

이어지는 고무적인 소식도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 남북 교류 협력 증진을 위해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의 연결을 위한 착공식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정상화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유치 협력과 3·1운동 100주년 공동행사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도 포함되어 있다. 통일을 향한 봇물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이번 회담의 성과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두 정상의 합의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말처럼 수십년 세월 지속돼 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노력이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이 그야말로 평화·번영의 시대를 보다 앞당겨 오기만을 기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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