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주말과 대체공휴일이 붙어 22일부터 26일까지 총 5일을 쉬게 됐다. 귀성길에 올라 고향집을 방문, 오랜만에 만난 가족·친지들과 반가운 인사도 잠시, 긴 명절 연휴를 집안에서만 보내기는 시간이 아깝다. 고향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명절인 탓에 가족·친지, 고향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어떤 곳이든 문을 연 곳을 찾기가 힘들다.

이때 여러사람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극장이다. 최근 조인성과 남주혁 등 꽃미남 배우들의 ‘안시성’, 조승우와 지성 등 연기파 훈남 배우들의 ‘명당’ 등 사극부터, 스릴러,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을 맞이한다. 추석에 맞춰 어떤 영화들이 개봉을 했는지 알아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자.



◇사극

▶안시성

역사 속 주요 전투를 이끈 장수를 으레 중년 남성으로 묘사하던 그간의 관례를 깨고, ‘안시성’은 조인성에게 성주 ‘양만춘’ 역을 맡겼다.

조인성은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양만춘 역을 맡아 안시성민과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5천 명의 소수 군대로 20만 대군의 당과 싸우며 자신의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은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배성우, 박병은, 오대환 등 부하 장수들과의 합도 좋은 편이라, 중간중간 묵직한 극 분위기의 숨통을 효과적으로 틔워준다. 무엇보다 세 차례로 구분해 연출해낸 안시성 전투는 그 자체의 규모와 볼거리가 대단해 관객에게 확실한 재미를 보증한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안시성 전투’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다. 안시성은 그동안 스크린에서 깊게 조명하지 않았던 고구려 시대로 시선을 향했다. 고구려에 대한 사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로, 영화 안시성도 역사에 남아있는 안시성과 양만춘에 관한 단 3줄뿐인 기록으로 시작됐다.

김광식 감독은 영화의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토산 전투 등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웅장하고 화려한 전쟁 장면들을 실감나게 연출하고 ‘안시성의 성주’ 양만춘과 당 태종, 사물 등 주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살리기 위해 100권의 서적을 참고하는 등 잊혀진 승리의 역사를 그리려고 다각도로 힘썼다.



▶명당

풍수지리는 땅의 성격을 파악해 좋은 터전을 찾는 사상으로, 산수의 형세와 방위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 지어 집과 도읍 및 묘지를 가려 잡아야 한다는 세계관을 말한다.

삼국시대 때 도입된 풍수지리는 고려 시대에 전성기를 이루며 조선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까지도 우리는 풍수지리에 근거를 둔 가장 좋은 땅, 즉 ‘명당’을 믿고 그 곳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듯 풍수지리로 인해 인간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화 ‘명당’은 풍수지리로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점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자신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천하명당을 이용해 왕권을 탐하고, 결국 개인과 시대의 운명까지 바꾸려는 인물들의 갈등이 풍수지리 사상에서 시작된 ‘명당’이라는 소재와 더해지며 거대한 서사로 재탄생 됐다.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인물들의 스토리는 역사적 사건과 영화의 극적인 장치가 조화를 이루며 흡입력 있는 전개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처럼 과거부터 현대까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명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역사를 관통하는 거대한 스토리를 담아낸 영화 ‘명당’이 추석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다.



◇스릴러

▶서치


새로운 형식의 스릴러 작품 ‘서치’. 늦은 밤, 깊은 잠에 빠진 ‘데이빗’(존 조)은 딸 ‘마고’(미셸 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등교한 줄 알았던 딸과 계속해서 연락이 닿지 않자 불안해진 ‘데이빗’은 결국 실종 신고를 접수한다. 평범한 한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은 동네 전체를 큰 혼돈에 빠뜨리고, 급기야 ‘데이빗’은 딸의 노트북에 남겨진 흔적들로 행방을 찾아 나선다. 그녀의 SNS 속 게시물과 친구들을 수소문해 그녀를 찾으려 하지만 신분증을 위조하고, 어디론가 2천500달러를 송금하는 등 ‘마고’의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발견된다.

이 영화는 한 가족의 삶과 딸의 실종, 그리고 이를 추리해 나가는 모든 과정을 OS 운영체제와 모바일, CCTV 화면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서치는 PC 화면을 스크린에 구현해내는 과감한 도전을 그야말로 제대로 해냈다. 제한된 모니터 화면에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뿐만 아니라 스릴러라는 장르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으며, 영화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인들의 생활에 녹아든 PC와 모바일의 활용과 이를 통해 사라진 딸의 행적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서치는 페이스북, 구글, 페이스타임, CCTV 등 실생활에서 매일 접하는 익숙한 포맷들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 기존 스릴러 장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볼거리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더 프레데터

 


‘프레데터’라는 역대급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SF 액션 스릴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아온 레전드 시리즈 ‘프레데터’의 뒤를 잇는 ‘더 프레데터’는 전 세계 각지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스탭 약 800명의 유기적인 작업을 통해 탄생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그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프레데터’는 남성미 물씬 풍기는 분위기 속에서 인간을 사냥하러 온 외계 생명체 프레데터와 정예부대가 펼치는 액션과 스릴,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제껏 본 적 없는 프레데터라는 외계 생명체를 등장시키며, SF 열혈팬들뿐 아니라 대중들의 열광에 가까운 환호 속에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든 작품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지휘 아래 총격전과 몸싸움으로 프레데터에 맞섰던 1편 ‘프레데터’의 군부대와는 달리 ‘더 프레데터’에서는 비밀 정부 연구소 스타게이저가 등장하면서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등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들이 프레데터의 공격에 대처하는 방법이 달라졌음을 드러낸다.

이처럼 감각적이고 속도감 있는 액션은 물론, 캐릭터의 폭넓은 감정선을 표현해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셰인 블랙 감독의 SF 액션 스릴러 ‘더 프레데터’는 오리지널 1편의 기존 팬들에게는 반가운 귀환을, 현시대 젊은 관객들에게는 지금껏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최강 빌런의 탄생을 알리며 새로 쓰는 SF액션 스릴러계의 역사에 귀성객들을 초대한다.



◇액션

▶업그레이드

영화 ‘업그레이드’는 전신 마비였던 남자가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모든 능력이 업그레이드되어 통제 불능 액션을 펼친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블룸하우스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사고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

아내를 죽인 자들을 직접 처단하기 위해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그들을 찾아나서는 그의 통제 불능 액션이 펼쳐진다.

이 영화는 2018 부천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돼 올해 상영작중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또 하나의 화제는 바로 주연 배우 로건 마샬 그린의 뛰어난 연기과 강렬한 액션이다.

연기, 액션, 외모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그는 2001년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로 데뷔한 이후 ‘스파이더맨: 홈커밍’ ‘프로메테우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출연하며 영화팬들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외에서는 이미 큰 호평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는 이미 개봉 전부터 신선한 액션과 할리우드 스타 톰 하디를 닮은 외모로 화제를 낳으며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편 리 워넬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블룸하우스의 독창적인 기획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파격적인 액션 퍼레이드는 추석 명절에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애니메이션

 

▶추석을 맞아 20일 개봉하는 ‘극장판 뽀잉: 슈퍼 변신의 비밀’은 하이에나 박사로 인해 위기에 처한 놀이터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나선 용감한 ‘뽀잉’과 놀이터 구조대 친구들의 슈퍼 변신 어드벤처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E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놀이터 구조대 뽀잉’ 시리즈를 원작으로 빚어낸 최초 극장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놀이터 구조대 대원을 꿈꾸는 ‘뽀잉’이 놀이터 마을의 전학생으로 등장해 대망의 막을 열며 ‘놀이터 구조대 뽀잉’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완벽한 호흡으로 맹활약을 펼쳐 온 놀이터 마을의 놀이터 구조대 학교 학생들이 연습생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멋진 대원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여기에 ‘하이에나 박사’와 ‘티라노 로봇’까지 악당의 등장 및 ‘뽀잉’과 놀이터 구조대가 슈퍼 변신을 하게 되는 흥미진진 스토리를 스케일 넘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 TV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는 극장판의 매력을 선사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주요 시청자층인 영유아 및 어린이 애니메이션 선호도 1 위(EBS 집계 기준)를 차지하고, 4세에서 7세 기준의 남자 어린이 시청 점유율 66% 기록 및 여자 어린이 최대 46%를 기록하며 ‘뽀로로’, ‘타요’에 이은 유통령으로 등극하고 ‘뽀잉’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등 국내 토종 애니메이션의 흥행 돌풍 계보를 이어갈 것으로 극장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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