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평생 꿈이었던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을 등반하는 소원을 성취했다.

18일부터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에 올라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소문난 산(山) 애호가인 문 대통령에게 백두산 등반은 꼭 이루고 싶은 희망사항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북측 인사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면 백두산 등반에 대한 꿈을 주저없이 말하곤 했다.

특히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만찬 때는 김 위원장 앞에서 건배사를 통해 “내가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래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그 소원을 꼭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미 문 대통령은 지인 등을 통해 백두산에 초청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땅을 거쳐 들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사양해왔다.

문 대통령은 18일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나는 백두산에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공언해 왔다”면서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여러 번 초청했지만 그 말 때문에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 후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백두산에 올라 평생소원을 이루게 해준 데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에 많이갈 때 나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져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천지에 도착했을 때 “오늘 천지에 내려가시겠습니까. 내려가면 잘 안보여요. 여기가 제일 천지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천지가 나무라지만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평양공동취재단=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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