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수중보는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도권의 안정적인 취수원과 농업용수 확보라는 거창한 명분을 걸고 건설되었고 그 덕분에 김포와 고양의 농민들의 영농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러나 실상은 올림픽 개최를 앞둔 군사정권이 보를 설치하여 한강에 유람선을 띄움으로써 한국의 고도성장과 경제적 치적을 세계에 보여주어 정통성이 부재한 정권을 미화하기 위한 의도가 더 컸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신곡수중보는 강물의 유속을 느리게 하여 한강을 큰 어항의 형태로 만들어 유람선을 띄운 결과 상.하류를 단절하여 서식 어종이 제한되는 등 생태계를 교란시켰을 뿐 아니라 수질 오염을 날로 심각하게 만들었다.

김포시에서 실시한 용역보고서에도 ‘흐르는 물의 체류 시간 증가로 수질이 크게 악화되었을 뿐 아니라 하상토의 오염도 점점 정도가 심해진다’고 기술되어 있다.

고양시와 김포시를 잇는 총 길이 1천7m의 신곡 수중보는 고양시 쪽으로 위치한 고정보 883m와 김포시 쪽으로 위치한 가동보 124m(높이 5m, 수문 5개)로 준공되었고 운영과 관리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소유권은 국토부, 가동보 관리. 운영은 서울시, 고정보를 관리하는 곳은 국방부다.

이렇듯 신곡수중보는 각 부처와 지자체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경계에 있다 보니 오염 관리 및 안전대책에 있어 관심밖 사각지대로 상존하고 있다.

한강 하류의 김포 쪽은 옛날부터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깊은 곳인데 가동보 설치로 나날이 침식이 가속화되어 김포쪽의 제방 공사로 침식현상을 보완하였지만 이는 임시처방일 뿐 지속되는 침식에 대한 근본 대안은 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서울시가 한강의 녹조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보의 상시개방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된다면 한강 하구의 둔치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한강제방까지 터져 홍수 피해를 입을 위험마저 상존하게 된다.

이는 온전히 김포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 다가오기 때문에 김포주민의 한사람인 필자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신곡 수중보는 지금 홍수 위기와 인명 피해 및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전락해 버렸다.

또한 김포소방서에서 입수한 신곡수중보와 관련한 긴급 대응 계획 안전 매뉴얼을 들여다보면 ‘가동보는 유속이 빨라 배가 오고갈 때 위험이 상존하고 구조물간 폭이 좁아 선박 충돌 위험과 상.하류의 수위 차이에 따라 하류 방향 유속이 심해 운항이 위험하다’고 기술되어 있다.

지난 8월 12일 한강 하류에서 구조 출동 중 신곡수중보의 빠른 물살에 휩쓸려 보트가 전복되는 사고로 김포의 젊은 두 소방관이 희생된 사고에 온 국민이 안타까움과 충격속에 애도를 표한적이 있다.

이일이 있은 후에도 지난 9월 10일 김포한강 아라마리나에서 출발한 요트가 되돌아오는 길에 신곡수중보 근처에서 탑승객 4명이 요트에 고립돼 다시한번 가슴철렁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인근 군부대 신고를 받고 119 수난구조대원과 소방정이 출동해 4명 전원 무사히 구조했다.

일련의 사건사고로 신곡수중보에서 한강 상류 500m 또는 1km 지점 물 위에 대형 부표를 설치해 위험 지역임을 표시하고 부표는 강 한복판에 대형으로 한 개 혹은 두 개를 띄운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표식들은 보이지 않고 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수중보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로 구조대원이 출동한 것은 13건이다. 환경단체도 해마다 반복되는 사건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시급을 다투어 신곡수중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필자는 신곡 수중보를 하루 빨리 철거하여 한강 본래의 물길을 열고 생태계를 복원시키기를 갈망한다. 경기도는 신곡 수중보의 폐해를 정확히 파악하여 정부?서울시와 머리를 맞대고 대책 수립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 본다.

채신덕 경기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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