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익산 등 전북 일원에서 열리는 제99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서 17회 연속 종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 위해 출전한다. 이같은 연승행진은 전국체전 역사상 처음 있게 되는 일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도는 지난해 충북에서 열린 98회 전국체전서 서울의 최다연승기록인 16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이번 전국체전에서 서울을 따돌리고 최고의 자리에 앉게 된다. 어떤 분야든 최고의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그만큼 노력과 투자가 밑받침 됐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도체육은 인천시와 분리된 1981년을 기준으로 양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가 전국체전서 처음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서울의 17연패를 좌절시킨 제49회 전국체전이다. 이후 58~59회 전국체전서도 2연패를 처음 달성하며 서울의 대항마로 떠올랐지만 1981년 인천시가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분리돼 도 체육은 침체기를 맞았다. 분리되기 이전에 도청은 수원시에 있었지만 도정의 우선순위는 인천시 였다. 이로인해 도체육회도 인천에 설립돼 경기단체 구성이 인천시에 집중된 반면 수원시는 상대적으로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그해 전국체전 성적도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그때 당시 도는 시군청 직장운동 경기부를 착안, 잇달아 창단하며 체육발전을 꾀한 끝에 1986년 아시안게임 리허설을 겸해 6월로 앞당겨 분산 개최된 제67회 대회서 61회 대회 이후 6년만에 정상을 탈환하는 성과를 올렸다.

도는 이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시군청팀 창단과 투자로 2연패, 3연패, 5연패 등을 하며 서울에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연승행진은 도체육회를 매너리즘에 빠지게 함으로써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종합3위로 추락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제82회 충남 체전때 개최지 충남의 경계를 늦추고 서울에만 초점을 맞추다 일격을 당하고 말았다. 물론 대한체육회가 전국체전의 관심도 제고와 유치 확산을 위해 개최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규정을 개정한 것이 도에 불리하게 작용한 이유는 있지만 결코 그것만 탓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국체전 성과에 대해 최다인구 및 최다예산 등 도세에 견주어 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선수단의 노력에 대한 평가는 어찌 됐든 존중받아야 한다. 충남 체전 3위는 도 체육관계자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냈고, 지난해 98회 전국체전서 충북에 종합 준우승 자리를 내주고 3위를 기록한 서울 관계자들 또한 심정은 비슷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스포츠가 도입되지 않은 예전에는 전국체전이 그야말로 전국민적 행사였다. 그 당시와 비교해서는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선수단과 시도 관계자들에게는 1년 농사의 결실을 확인하는 대회다. 이 대회를 통해 시도간 엘리트 스포츠 경쟁력을 비교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 국가간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 이같은 연승행진에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바로 학교체육의 문제다. 전국체전은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 등 3개부로 나뉘어 열린다. 향후 초등부와 중등부로 나뉘어 열리는 소년체육대회가 고등부를 흡수해 학생체전으로 개최되거나, 전국체전과 동호인들의 대회인 생활체육대축전이 통합, 개최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의 상태라면 학교 엘리트체육은 유연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소년체전의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올해 대회서 서울에 뒤짐으로써 고등부의 전력 약화가 우려된다. 공교롭게도 도의 종합우승은 고등부의 성적과 맥을 같이했다. 고등부가 1위를 할 경우 도는 종합우승을 했지만, 2위를 하면 준우승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등부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G스포츠클럽 육성 등과 관련, ‘불통’을 보였던 도체육회와 도교육청간 화해무드를 타고 있다. 여기에 도체육회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매사에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앞서 언급했듯 충남체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집된 힘을 발휘하기 위한 방안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우선 사무처와 경기단체 등 내부적인 문제부터 해결했으면 한다. 아직도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완전한 화학적 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 최상의 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전국체전 17연패의 신기원과 함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한세기를 마감하는 내년도 서울에서 열리는 100회 전국체전서 종합우승을 이어간다면 도의 위상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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