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김시동│도서출판 북인



2008년 ‘스토리문학’으로 등단한 후 두 권의 시집을 펴냈던 김시동 시인이 세 번째 시집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을 출간했다.

김시동 시인의 고향은 경북 안동 예안 금곡이다. 시인에게 있어서 고향은 ‘목단꽃 같은 그리운 내 고향’이다. 이런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노동자로 일하면서 시를 쓰는 김시동은 고향을 회상하고 그리워하는 시를 많이 쓴다.

표제시 ‘춘삼월 처갓집 매방 저녁’에 나타난 시인의 처가는 아름답고 인정이 넘치는 곳이다. 지형과 인사의 묘사가 생동감 있다.

구불구불한 가랫재이고, 큰 산 어귀에 붙은 황장재이며, 첩첩한 산골은 주름살이고, 골골이 꽃샘바람이 인다. 백일홍처럼 고운 아내는 화색으로 곤히 잠들고, 물소리는 반기듯 자맥질한다. 염불 소리에 저녁이 늙어간다는 표현이 절창이다. 담장 아래 작약꽃 향기가 날리는 밤에 처가에 도착한 시인을 장모님보다 사랑방 불빛이 먼저 반기고, 그 불빛에 금슬 좋은 장인장모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장모님 마음은 항상 푸성귀처럼 따뜻하고, 딸과 사위를 맞는 반가움에 장인장모는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하다. 아름답고 풍성한 비유로 가득한 처갓집 시골 풍경을 그리고 있다.

김시동은 이런 생활의 고역 속에서 시를 꽉 붙잡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고 축복이다. 그가 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시는 그의 곁에 있을 것이며, 시가 그의 곁에 있는 한 김시동은 반드시 아름다운 운명의 꽃을 피울 것이다. 값 8천 원

백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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