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강제 입원·혜경궁 김씨·신체부위 점..."모두 사실 아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논란이 되는 신체특징 ‘까맣고 큰 점’의 존재 여부를 밝히기 위해 자진해서 의료진에 신체검증을 청했다.
이날 아침 취임후 이례적으로 두개의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잇따라 인터뷰를 한 뒤 오후 예고성 보도자료를 내고 곧바로 병원에 가서 전격적으로 검증에 임했다.
지난 13일 오후 SNS를 통해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신체검증을 받겠다”고 밝힌 지 불과 3일만에, 또 지난 4일 이같은 신체적 특징을 거론한 배우 김부선 씨와 소설가 공지영 씨의 대화 녹취 파일이 SNS상에 확산하면서 파문이 인지 12일만이다.
경찰이 이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가 이같이 셀프 검증에 서둘러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측근들은 이 지사가 이번 논란을 정면 돌파해 흔들리는 도정을 안정시키고, 도지사로서 도정 운영에 전념하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이 지사도 지난 13일 신체검증 의지를 밝히면서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는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에도 라디오 방송에서 잇따라 “수치스럽고 모멸감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1천300만 (경기도민의) 도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도정이 자꾸 손상을 받아 이를 감수하기로 했다”며 신체검증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문제 의혹 등이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체특징 관련 논란이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 한 흔들리는 도정을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 측근들은 이 지사가 앞서 관련 녹음 파일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면서 공개 신체검증을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2일 경찰의 이 지사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계기로 다시 이 지사 관련 각종 논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도정이 더욱 흔들리자 신체검증에 대한 결심을 서두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서둘러 신체검증을 받겠다’는 의사 표명에 대한 경찰의 시큰둥한 반응도 이날로 검증 시기를 더 앞당기게 된 배경이 됐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이 지사가 “수사에 협조해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김(부선) 씨 주장 부위에 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리겠다”고 한 데 대해 경찰은 “이 지사의 신체특징에 대해 즉시 검증할 계획은 없다”라고 미적댔다.
이에 이 지사는 경찰을 믿고 기다리다가는 이 논란이 언제 종식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 지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경찰만 믿고 계속 기다리면 시간이 지연돼 엉뚱한 소리가 나올 수 있으므로 경찰이 신체검증을 안 한다면 합리적인 다른 방법을 찾아서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분석은 대체로 이 지사 진영에서 흘러나오는 것이고, 이번 셀프 신체검증을 ‘고도의 여론전’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공인된 의료기관을 통해 자진해서 신체검증을 ‘통과’함으로써 이제껏 ‘큰 점’으로 인해 김부선씨에게 기울었던 운동장을 자신 쪽으로 경사지게 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이번 신체검증으로 어쨌든 베일에 싸여있어서 클 수밖에 없었던 ‘큰 점’의 파괴력은 상당히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도청 주변에서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오는 19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도 이날 조기 신체검증의 배경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나온다.
이번 국감에서는 국가 위임사무와 관련이 없지만, 이 지사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이 적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이 지사가 이날 신체검증 결과를 근거로 여러 의혹 중 적어도 ‘여배우 스캔들’에 대한 질문의 예봉을 어느 정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 지사의 이날 셀프 신체검증이 ‘큰 점’과 관련한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지,19일 국감에서 자신의 각종 의혹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공격성 질의를 어느 정도 차단할지 관심이 쏠린다.
황영민·오정인기자/hy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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