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벽시간대 사방서 악취 풍겨… 축산분뇨 꼬이는 파리떼도 문제

사진=중부일보DB(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중부일보DB(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8년 전 동두천 생연동으로 이사 온 김모(여·50)씨는 다른 도시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 집 안방까지 스며드는 축사 악취는 도시 매연보다 더 큰 고역이었다. 그의 집에서 약 2km 떨어진 들판에는 축사 수십 동이 위치해 있다.

그녀는 “축사 악취로 생활권에 위협받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17일 주민들에 따르면 동두천·양주의 경계인 신천을 사이에 두고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 일대 축산농가 20여 곳이 위치해 있으며 돈사, 우사, 계사와 음식물 처리업체 2곳이 있다.

이 때문에 대기가 지표면에 가라앉는 해 질 녘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사방으로 악취를 내뿜는다.

동두천 생연·송내지구는 지난 2003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해당 지역 4만여 명의 주민들은 약 2km 떨어진 축사 악취로 15년째 고통을 받고 있어 관련 민원이 지속되는 곳이다.

15년간 송내지구에서 살았다는 이모(60)씨는 “잠을 자다가도 새벽이면 역한 냄새에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이제 살라고 해도 더는 못 살겠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이모(여·73)씨는 “어린 손주들이 놀러 왔다가도 악취 때문에 하루 만에 돌아가겠다고 한다”고 말 했다.

주민들이 냄새만큼이나 견디기 어려운 게 또 있다. 축산 분뇨에 꼬이는 파리 떼다.

실제 마을과 인접한 젖소 사육 단지 옆 분뇨 더미에는 비교적 낮은 기온에도 파리가 들끓고 있었다.

농민 장모(55)씨는 “농사일을 하다 잠시 쉬려고 해도 주변 축사에서 날아오는 파리 때문에 새참조차 먹기 힘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악취 문제를 해결한다는 소리를 몇 년째 듣고 있다. 언제쯤이면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상황이 이렇자 악취발생지는 양주시에 있어 동두천시는 축사 악취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도비 40억 원과 동두천·양주 시비 각각 8억 원 등 56억 원을 들여 11개 축사에 폐업 보상을 실시한 바가 있다.

시 관계자는 “악취 발생지역이 동두천 지역이 아니라 협의에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경기도와 양주시 등 3개 기관이 협의해 축사 폐업 보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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