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대란 없었지만 곳곳서 불편·수십대 있던 수원역 승강장 텅텅… 승객들 20분 기다리다 포기
일부 "정부 대책 내놔야" 의견도… 기사 "파업 효과 없을까봐 걱정"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유상 차량운송 제공) 서비스에 반대하는 6만여 명(주최 측 추산) 전국 택시기사들이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한 18일 오후 2시.
수십만 유동인구가 몰리는 수원역사 주변은 눈에 띄는 교통대란은 없었지만 일부 택시를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평소 하루종일 수십여 대의 택시가 길게 늘어서 있던 수원역사 앞 택시정류소는 이날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오후 2~3시까지 한 시간 동안 택시가 단 한 대도 지나가지 않았음에도 20여 명가량 시민들이 15~20분가량 택시를 기다리다 떠나기를 반복했다.
20분이 넘도록 택시를 기다리던 이모(51)씨는 파업 사실을 몰랐다며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데리러 와 줄 것을 요청했다.
이씨는 “파업하는 걸 전혀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를 가지로 나올 걸 그랬다”며 “카풀이 늘면 교통체증이나 환경오염이 줄어드는 장점도 있지만 택시업계 영업손실도 문제가 되니 정부가 적절한 방안을 하루빨리 내놔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커다란 시장바구니 3개를 바닥에 내려둔 채 택시를 기다리던 김모(56)씨는 “아무리 카풀 때문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렇게 택시가 단 한 대도 나타나지 않으면 시민들은 어쩌라는 거냐”고 호소했다.
같은 시각 서울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수원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김모(39)씨는 텅 빈 택시정류소를 보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씨는 “서울 출장을 다녀와 사무실로 복귀하려는데 택시가 없어 답답하다”며 “기사들이 이기적인 면도 있다. 과거엔 택시도 합승하지 않았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7시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도 택시 파업 때문에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양모(37)씨는 “항상 이 곳 정류소에서 택시를 타고 출근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나왔는데 당황스럽다”며 “회사에 늦게 생겨 조금 전 출근시각보다 늦을 것 같다고 연락해뒀다”며 초조해했다.
인천광역시청으로 택시 이용 불편과 관련한 다수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서울 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택시기사 정모(57)씨는 “카풀에 대한 시민 의견이 엇갈려 파업효과가 크지 않을지 걱정이다”며 “퇴직 후 재취업이 어려워 10년째 택시운영을 하는데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카풀은 이용이 늘고 택시는 요금이 올라 승객이 줄면 우리는 뭘 먹고 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준석·조윤진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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