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재정지원 축소 검토… 작년 4% 이어 올해 59곳만 참여
학급운영비 차등지원으로 압박… 사립유치원들 여전히 거부감 "국공립과 똑같은 시스템 불평등"

경기도교육청 전경. 사진=중부일보DB
경기도교육청 전경. 사진=중부일보DB

 

경기도교육청이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불참하는 사립유치원 재정 지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100%가 참여하는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지난해 4%에 불과했던 사립유치원 참여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22일 도교육청은 올해 ‘처음학교로’를 이용하지 않는 유치원에 대해 예산을 차등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신입생 모집·선발·등록 등 모든 절차를 현장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입학관리시스템이다. 2016년 서울·세종·충북 등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됐으며,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이를 도입해 사용했다.

그동안 자녀의 유치원 입학 시기마다 원을 돌아다니며 설명회를 듣고, 줄 서서 추첨에 참여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시스템을 100% 시행하고 있는 국공립유치원과 달리 사립유치원은 ‘국공립과의 경쟁은 불평등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참여율이 굉장히 저조했다.

실제, 지난해 ‘처음학교로’ 시스템을 활용한 사립유치원은 45개 원으로 전체 1천90개 사립유치원의 4.1%에 불과했다. 올해도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유치원은 59곳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교육청은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처음학교로’ 참여에 따라 학급운영비 차등 지원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은 원비 인상률을 준수한 사립유치원에 대해 학급당 월 15~25만 원씩 학급운영비와 담임수당, 교직 수당과 같은 교사 처우 개선비를 지원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실질적인 사립유치원의 참여 확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이 여전히 처음학교로 참여 거부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어서다.

도내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지금처럼 사립유치원 모두가 적폐로 몰리는 상황에서 재정 지원에 대한 문제가 크게 와닿겠는가. 당장 이대로 운영을 계속 해야 할 지가 더 깊은 고민일 것”이라며 “사립유치원은 학부모부담금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금전적인 부담이 적은 국공립유치원과 똑같은 시스템을 통해 원아 모집을 하는 것은 불평등할 수밖에 없다. 맞지도 않는 옷을 자꾸 입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제도적 지원 장치를 마련해주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는 유치원에 대한 차등 지원 조치가 구체적 방식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상황관리 TF팀을 꾸려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순위대로 3개 유치원을 지원할 수 있고, 선발돼도 3일 안에 등록하지 않으면 자동 취소되는 등 대안책도 마련한 상태다. 사립유치원들의 참여도가 조금이나마 높아지길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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